21대 대선 댓글 조작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뉴라이트 성향 교육단체 ‘리박스쿨’ 관련 인사들이 서울교육대학교를 통해 초등학교 ‘늘봄학교’ 프로그램에 출강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6일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이 한국과학창의재단과 서울교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리박스쿨 손효숙 대표가 설립한 ‘한국늘봄교육연합회’ 소속 강사 11명이 서울교대에서 연수를 받은 뒤 지난 3~4월 서울 시내 초등학교에서 ‘늘봄학교’ 강의에 참여한 사실이 드러났다.
서울교대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과학창의재단으로부터 올해 늘봄학교 강사 연수 예산 등 명목으로 12억1천만원을 지원받았으며, 이 과정에서 약 500여 명의 강사를 추천받아 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했다고 밝혔다. 이 중 늘봄교육연합회 추천 강사들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된다.
“이승만·박정희 전문가 육성”… 리박스쿨, 초등 교육 현장 잠입 정황
리박스쿨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취임 첫 해부터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뉴라이트 성향의 역사관을 확산시키기 위해 학교 강사 파견 등을 계획한 정황이 여러 차례 드러난 바 있다.
2022년 8월 손 대표는 한 세미나에서 “‘젊고 매력적인 교사’를 정기적으로 선발해 이승만·박정희 전문가로 육성하겠다”고 밝혔으며, 이듬해 교육부의 ‘늘봄학교’ 정책이 본격화되자, 여러 우파 교육시민단체들과 함께 ‘늘봄학교 필승을 위한 모임’을 구성하고 관련 프로그램 확대를 시도한 정황도 포착됐다.
한국늘봄교육연합회는 지난 2월 서울교대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두근두근 신나는 실험과학’, ‘오감으로 느끼는 그림책’ 등의 창의과학·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서울 지역 10개 초등학교에 공급하기도 했다. 이 단체는 지난해에도 자체적으로 돌봄지도사 양성 교육과정을 5주간 운영한 전례가 있다.
서울교대는 전날 입장문을 통해 “언론 보도를 통해 한국늘봄교육연합회와 리박스쿨 간 연계를 인지한 즉시 해당 업체에 강력 항의했고, 협약을 해지한 뒤 통보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현재 경찰은 리박스쿨을 21대 대선을 겨냥한 댓글 여론 조작 및 기부금법 위반 혐의 등으로 수사 중이며, 한국늘봄교육연합회의 조직적 연계성 및 활동 범위에 대한 조사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