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댓글로 나라를 구한다’며 온라인 정치 여론전을 펼쳐온 뉴라이트 계열 단체 리박스쿨의 손효숙 대표가 지난해부터 교육부 정책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인 사실이 확인됐다. 손 대표는 과거 ‘김문수 띄우기’ 댓글 공작을 주도한 ‘자유손가락 군대(자손군)’를 이끌며 온라인상 여론 조작 의혹을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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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박스쿨 대표 손효숙 |
교육부 명의 위촉장, 리박스쿨 사무실서 발견
탐사보도 매체 뉴스타파는 리박스쿨 사무실에서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명의의 ‘교육정책자문위원회 위원’ 위촉장을 입수했다고 밝혔다. 위촉장에 따르면, 손 대표는 2024년 6월 13일 자로 1년간 정책자문위원으로 임명됐으며, 현재도 위원직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통상 교육정책자문위원은 대학 총장, 교육학자, 현장 교원 등 교육 전문성이 있는 인사들이 맡는 자리다. 그러나 손 대표는 본인 입으로 우정사업본부 출신이라고 밝혔으며, 교직 경력이나 교육 관련 학문적 이력은 알려진 바 없다. 그가 어떤 경로로 교육정책에 자문 역할을 맡게 됐는지를 두고 교육계 안팎의 의문이 커지고 있다.
정체 숨긴 ‘댓글부대’, 국회도 무대로 활용
앞서 뉴스타파는 리박스쿨이 초등학교 방과후 강사 자격증 발급을 미끼로 자손군 댓글팀을 모집하고, 특정 정치인을 지지하는 댓글을 조직적으로 게시해온 실태를 잠입취재를 통해 폭로한 바 있다. 이들은 최근엔 학부모 단체로 위장해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과 함께 국회에서 기자회견까지 열었다.
불법적 성격의 정치 개입 활동을 벌여온 인사가 교육부 정책자문위원 신분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에 시민사회는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교육부, ‘전국 늘봄학교 전수조사’로 선긋기 시도
뉴스타파 보도 직후, 교육부는 오늘(31일) 전국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늘봄학교 운영 실태에 대한 전수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교육부가 과연 이번 사태를 사전에 전혀 인지하지 못했는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선이 많다.
손 대표는 뉴스타파 취재진에게 교육부 공무원들과의 친분을 수시로 언급했으며, 실질적으로도 장관 위촉 자문위원이라는 공식 지위를 갖고 있다. 단순한 민간단체 대표가 아닌, 교육부의 정책 자문 역할을 수행하는 위치에서 벌어진 불법 여론 조작 정황에 대해, 책임 있는 해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