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정희 칼럼] 소나무 가로수, 도시 환경에 적합한 선택일까?
    • chatgpt 이미지 생성
      chatgpt 이미지 생성

      우리나라에서 소나무는 오랜 역사와 함께 특별한 의미를 지닌 나무입니다. 그 꼿꼿한 기개와 사계절 변하지 않는 푸르름은 우리의 정서와 깊이 맞닿아 있습니다. 하지만 환경적, 생태적 관점에서 볼 때, 소나무가 모든 장소에 어울리는 나무는 아니라는 점을 우리는 진지하게 고민해야 합니다. 특히, 도시 환경에서 소나무를 가로수로 심는 것이 장기적으로 적합한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합니다.

      소나무의 문제점: 환경과의 불일치

      국립산림과학원의 연구에 따르면, 소나무는 여러 면에서 도시 가로수로서의 역할에 한계가 있습니다. 첫째, 소나무는 침엽수로서 여름철 그늘을 충분히 제공하기 어려운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도시의 여름은 점점 더 길어지고, 폭염은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그늘을 제공하는 기능은 더욱 중요한데, 소나무는 이 점에서 한계를 보입니다. 둘째, 도시 환경에서의 소나무는 공해에 매우 취약합니다. 특히 대기 오염 물질을 흡수하는 능력이 떨어져, 도시 대기 질 개선에 기여하기 어렵습니다. 셋째, 소나무의 송화가루는 알레르기 유발의 주범이 될 수 있어 시민들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넷째, 뿌리가 수직으로 자라 보도 밑 시설물과 충돌할 위험이 높습니다. 또한, 소나무는 소나무재선충병과 같은 병해충에 취약하여, 관리에 큰 비용과 노력이 들게 됩니다.

      지속 가능한 도시를 위한 가로수 선택

      반면, 플라타너스(버즘나무), 은행나무, 느티나무와 같은 수종들은 도시 가로수로서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들 나무는 넓은 잎을 통해 여름철 효과적인 그늘을 제공하며, 대기 오염 물질을 흡수하는 능력이 뛰어나 도시 환경을 개선하는 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또한, 도시의 다양한 기후 변화에 잘 적응하고, 병해충에 대한 저항성도 강한 편입니다. 이는 도시 환경에서 지속 가능한 관리와 생태적 가치를 증대시키는 데 중요한 요소입니다.

      기후 변화와 도시의 지속 가능성

      기후 변화로 인해 우리는 더 이상 '아름다움'만을 고려한 도시 조경을 설계할 수 없습니다. 가로수는 단순한 미적 요소가 아니라, 도시 환경에서 중요한 생태적 역할을 합니다. 도시의 대기 질을 개선하고, 열섬 현상을 완화하며, 시민들에게 실질적인 그늘을 제공하는 기능은 매우 중요합니다. 기후 변화가 일상적인 문제로 자리잡으면서, 이제는 이러한 기능성을 중심으로 가로수 선정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정책적 접근

      소나무를 가로수로 도입한 일부 지자체에서는 초기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관리의 어려움과 기능성 부족으로 인해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갈 수 있습니다. 실제로 소나무를 가로수로 심은 지역에서는 생육 부진과 관리 어려움으로 인한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는 단기적인 비용 절감보다, 장기적인 지속 가능성을 고려한 정책이 필요함을 시사합니다.

      따라서 가로수 선정 시에는 해당 지역의 기후, 토양 조건, 대기오염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며, 다양한 수종을 혼합하여 병해충 저항력과 생물다양성을 증진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가로수의 관리와 유지 보수에 드는 비용을 절감하고, 환경적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전략적 접근이 요구됩니다.

      미래 지향적인 가로수 정책

      소나무는 우리나라의 산과 정원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나무입니다. 하지만 모든 나무가 모든 장소에 적합한 것은 아니며, 특히 도시 환경에서는 그 특성과 기능을 잘 고려하여 선택해야 합니다. 우리의 도시 환경은 계속해서 변화하고 있으며, 이에 맞춰 가로수 정책도 지속 가능하고, 환경 친화적이어야 합니다. 도시의 생태계 서비스를 극대화하고, 시민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할 수 있는 나무를 선택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 될 것입니다.

      가로수는 단순한 나무가 아니라, 우리 도시의 녹색 혈관입니다. 이 녹색 혈관을 통해 우리는 도시의 생태적 균형을 유지하고, 미래 세대에게 더 나은 환경을 물려줄 수 있습니다. 아름다움만을 넘어서, 환경과 시민의 삶의 질을 고려한 가로수 정책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우리 모두의 현명한 선택이 더 나은 도시 환경을 만들어 갈 것입니다.

    Copyrights ⓒ 마포저널 & www.mapojournal.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확대 l 축소 l 기사목록 l 프린트 l 스크랩하기
뉴스 더 보기
마포저널로고

대표자명 : 서정은 | 상호 : 마포저널 | 주소 : 서울특별시 마포구 와우산로 12
기사제보 : 010-2068-9114 (문자수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