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선레이더] 이재명 선대위, '국민통합' 외쳤지만…진짜 중도로 가는 길은 멀다
    • 보수 인사 대거 영입, '통합 선대위' 시동…이재명 캠프, 중원 확보 노림수 본격화

    • "이념보다 국민통합."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이끄는 중앙선거대책위원회(중앙선대위)가 30일 공식 출범하며 내건 핵심 메시지다. 인선 전면에 내세운 ‘통합’이라는 키워드는 민주당의 기존 이미지 탈피와 중도 확장 전략의 일환이다. 윤여준, 이인기, 이석연 등 보수 성향 인사들의 영입은 상징성 면에서 눈에 띈다.

      그러나 통합 선대위의 정치적 메시지가 실제 중도층 표심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붙는다. 일부 보수 인사의 참여가 오히려 캠프 내 혼선을 유발하거나, 기존 지지층의 이탈을 부를 가능성도 존재한다.

      ■ 보수 영입의 '상징과 현실'

      이번 선대위는 7명의 총괄선대위원장과 15명의 공동선대위원장이 참여하는 대규모 체제로 꾸려졌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보수 진영 인사들의 영입이다. ‘보수의 책사’로 불렸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한나라당 3선 의원 출신 이인기 전 의원, 그리고 이석연 전 법제처장이 그 주인공이다.

      윤 전 장관은 상임총괄선대위원장으로 박찬대 원내대표와 함께 선대위 운영의 핵심을 맡는다. 국민통합위원회 역시 이석연, 이인기, 권오을 전 의원 등 보수 인사들이 주도한다.

      이는 이재명 후보가 기존 ‘진보색’에서 벗어나 중도·보수층을 직접 공략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특히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조기 대선이 치러지는 격동의 정국에서, 민주당으로서는 외연 확장이 대선 승리의 관건이라는 판단이 깔려 있다.

      ■ 외연 확장 vs 정체성 혼선

      하지만 캠프 내에서는 벌써부터 “정체성이 모호해졌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 정은경 전 질병청장, 김부겸 전 총리 등 진보 성향의 인사들과 보수 인사들이 한 테이블에 앉게 된 셈인데, 과연 정책과 메시지에서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익명을 전제로 “선거는 확장도 중요하지만, 지지층의 열정이 밑바탕이 돼야 한다”며 “이재명 후보가 중심 메시지를 제대로 정리하지 못하면 보수층 유입은커녕, 기존 지지자마저 이탈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최근 한덕수 권한대행과의 통상 협상 논란처럼 외교·안보 이슈가 선거판을 흔드는 상황에서, 선대위의 내부 결속력은 단순한 인선 이상의 정치력 시험대가 될 수밖에 없다.

      ■ '국민통합'이냐 '명분확보'냐

      김윤덕 민주당 사무총장은 “국민통합에 가장 역점을 뒀다”며 ‘이념’을 넘겠다고 선언했지만, 그 통합의 방향성과 진정성은 향후 행보에서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통합의 구호가 진정한 포용인지, 아니면 선거용 명분 쌓기인지에 따라 유권자 반응은 극명하게 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출범식에서 “대한민국을 넘어 다시 민주당을 혁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혁신과 통합은 ‘말’보다 ‘실천’에서 가려진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에서 중앙선대위 출범식을 갖고 본격적인 대선 체제로 돌입했다. 이제 유권자들은 인사보다 메시지를, 진영보다 진정성을 따질 것이다. 이재명 선대위가 진짜 '국민통합'을 보여줄 수 있을지는, 지금부터가 진짜 시험이다.
    Copyrights ⓒ 마포저널 & www.mapojournal.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확대 l 축소 l 기사목록 l 프린트 l 스크랩하기
마포저널로고

대표자명 : 서정은 | 상호 : 마포저널 | 주소 : 서울특별시 마포구 와우산로 12
기사제보/취재문의 : 010-2068-9114 (문자수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