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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봉투 27% 줄인 아파트, 비결은 주민 참여였다

2026-10-27 13:53 | 입력 : 마포저널

제로웨이스트 아파트 성과공유회 개최…감량 데이터와 운영 경험 공유
사업 종료 후 지속 가능성은 과제…주민 참여와 관리 인력 확보 필요

아파트에서 배출하는 쓰레기봉투 사용량을 6개월 만에 27% 줄였다. 
주민들이 생활 속에서 쓰레기를 줄이고 자원순환을 실천한 결과다. 그러나 쓰레기를 줄이는 것만큼 중요한 문제가 남았다. 사업이 끝난 뒤에도 주민들의 참여를 이어가고, 자원순환 공간을 누가 관리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

마포자원순환네트워크는 10월 27일 오전 온라인으로 ‘제로웨이스트 아파트 모델 성과공유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오현주 제로웨이스트도시랩 대표가 아파트 생활폐기물 감량 데이터를 소개하고, 김지선 쓸모업사이클 사업개발팀장이 주민 주도형 제로웨이스트 아파트 모델의 운영 경험을 공유했다. 질의응답에는 마포뿐 아니라 순천과 부산지역 참여자들도 함께해 공동주택 자원순환에 대한 관심을 나눴다.

쓰레기 감량, 분리배출을 넘어 생활방식의 변화로

이번 사업의 목표는 단순히 재활용품을 더 많이 분리하는 데 있지 않았다. 종량제봉투에 담겨 배출되는 쓰레기를 줄이는 것이 핵심이었다.

사업 대상 아파트를 선정할 때도 종량제봉투 감량이라는 목표를 중심에 두었다. 소각제로 가게가 운영되는 아파트를 선정했으며, 외부인의 활동이 감량 성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성과지표를 설정하는 것도 고려했다.

사업 대상은 200세대 규모의 구축 아파트로, 주민들의 연령대가 비교적 높았다. 재활용품은 상시 배출하는 방식이 아니라 일주일 중 정해진 날짜에 배출하도록 운영되고 있었다. 기존에 주민들의 활동과 모임이 활발한 단지라는 점도 특징이다. 그리고 마포구가 추진했던 소각제로 가게가 이미 설치된 곳이었다.

신축과 구축 아파트는 재활용품 배출시설과 운영 방식에서 차이를 보일 수 있다. 해당 아파트처럼 정해진 날짜에 재활용품을 배출하는 경우에는 상시 배출시설을 갖춘 아파트와 다른 방식의 관리와 측정이 필요하다. 또한 고령 주민이 많은 단지에서는 폐의약품의 올바른 배출 방법을 안내하는 활동도 중요하게 다뤄질 수 있다.

사업은 주민들이 일상에서 배출하는 쓰레기를 살펴보고, 재사용과 나눔, 올바른 분리배출 등을 통해 종량제봉투로 향하는 쓰레기를 줄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러나 감량률을 다른 아파트와 비교하거나 사업의 효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려면 측정 기준이 명확해야 한다. 쓰레기봉투 사용량이 27% 줄었다는 결과가 어떤 기간의 자료를 비교한 것인지, 측정 대상과 산출 방식은 무엇인지가 중요한 이유다.

나눔부터 폐의약품까지…생활 속 실천의 가능성

질의응답에서는 아파트에서 자원순환 활동을 운영하면서 겪는 구체적인 어려움도 다뤄졌다.

나눔장터에서 판매하거나 나누지 못한 물품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도 그중 하나였다. 주민 간 나눔을 시도하거나 당근 등 중고거래 플랫폼을 이용하고, 아름다운가게에 기증하는 방법이 제시됐다. 이런 방법으로도 처리되지 않는 물품은 결국 폐기할 수밖에 없다.

물품을 나누는 행위 자체도 중요하지만, 나눔 이후 남는 물건까지 고려해야 실질적인 폐기물 감량 효과를 높일 수 있다.

폐의약품 배출에 관한 질문도 나왔다. 알약은 무게가 가벼워 전체 쓰레기 감량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수 있지만, 일반 쓰레기와 섞이지 않도록 별도로 배출하는 것은 환경오염 예방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사업 과정에서는 주민센터나 보건소에 설치된 폐의약품 수거함을 이용하도록 안내했다.

다만 폐의약품 별도 배출의 실질적인 성과를 평가하려면 참여 가구 수와 수거량 등 구체적인 자료가 필요하다. 환경적 의미와 종량제봉투 감량 효과는 구분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파봉 장소부터 측정 장비까지, 현장에서 마주한 현실

종량제봉투를 직접 열어 내용물을 확인하는 파봉 활동은 쓰레기 감량 사업에서 필요한 작업이지만, 현장에서 실행하기는 쉽지 않았다.

단지 마당에 파봉 공간을 확보하는 것부터 어려움이 있었다. 길거리에 놓인 종량제봉투를 가져가는 과정에서 법적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고, 개방된 장소에서 작업하면 민원이 발생하거나 불필요한 오해를 살 가능성도 제기됐다.

성과를 측정하는 방식 역시 고민거리다. 아파트마다 핵심성과지표(KPI)를 설정하고 쓰레기 무게를 측정하려면 저울 등 장비와 측정 인력이 필요하다. 단지마다 장비를 갖추도록 할 것인지, 공통된 측정 기준을 마련할 것인지에 따라 사업의 비용과 운영 방식도 달라진다.

상시적으로 재활용품을 배출할 수 있는 시설이 있는 아파트는 종량제봉투에 담기는 쓰레기와 재활용품의 배출량을 구분해 측정하기 어려울 수 있다. 계절에 따라 쓰레기 발생량이 달라지는 점도 성과 비교를 복잡하게 만든다.

따라서 감량률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려면 측정 기간과 대상, 계절적 요인, 외부인 유입 여부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단순한 사업 전후 비교만으로는 주민들의 실천이 실제 감량에 얼마나 기여했는지 정확히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원금으로 시작한 사업, 지속 가능성은 남은 숙제

사업을 시작하고 유지하는 데 필요한 예산과 인력도 중요한 과제로 제시됐다.

사업비는 환경단체의 펀드 지원을 통해 마련했지만, 당초 계획한 3개월을 넘어 사업 기간이 연장되면서 예산 부족 문제를 겪었다고 한다. 

이는 주민 주도형 자원순환 사업이 의지만으로 지속되기 어렵다는 현실을 보여준다. 주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일뿐 아니라 교육과 홍보, 측정, 시설 관리에 필요한 인력과 비용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사업 종료 이후의 운영 문제도 제기됐다. 이 아파트의 소각제로 가게는 현재 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사업이 끝난 뒤에도 주민들이 자원순환 활동을 지속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관리 체계가 마련되지 않으면 시설 운영이 중단되거나 관리 부담이 다른 노동자에게 넘어갈 수 있다.

특히 경비노동자들의 업무 부담이 늘어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주민 참여를 바탕으로 시작한 사업이 기존 노동자의 추가 업무에 의존하게 된다면 지속 가능한 모델이라고 보기 어렵다. 운영 주체와 관리 책임, 필요한 인력을 사업 초기부터 구체적으로 설계해야 하는 이유다.

사업 종료 후에도 일부 활동에는 간헐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며, 단지에 대형 현수막을 설치해 주민 참여를 독려했다. 그러나 홍보만으로 주민 참여가 지속될 수 있을지는 별도의 과제다.

한 아파트의 성과를 다른 지역으로 확산하려면

이번 성과공유회에는 순천과 부산지역에서도 참여자들이 접속했다. 온라인이라는 공간적 제약을 넘어 서로 다른 지역의 참여자들이 사례를 공유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한 아파트에서 확인한 감량 성과를 다른 공동주택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아파트 규모와 주민 구성, 기존 분리배출 시설, 관리 인력, 사업비 확보 방식 등이 다르기 때문이다.

다른 지역에서도 적용할 수 있는 모델이 되려면 감량률뿐 아니라 성과 측정 방법, 주민 참여를 이끌어낸 과정, 운영 비용, 사업 종료 후 관리 체계까지 함께 공유해야 한다.

쓰레기봉투 27% 감량은 주목할 만한 성과다. 그러나 주민 주도형 자원순환의 성패는 사업 기간에 얼마나 줄였는가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지원사업이 끝난 뒤에도 주민들이 참여하고, 관리 업무가 특정 노동자에게 전가되지 않으며, 감량 성과를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쓰레기를 줄이는 실천이 일회성 캠페인에 그치지 않고 아파트의 일상적인 운영 방식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이번 성과공유회는 그 가능성과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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