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계획과장 “빨리 진행하려다 미스한 부분 인정”…온라인 의견제출 공고 누락도 확인
신촌지역 마포4구역 1·12·9지구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 정비계획 변경안이 한 차례 보류된 데 이어 재심사에서도 1·12지구가 다시 보류됐다. 9지구는 서울시 도시재정비위원회 심의 과정에서 구의회 의견을 반영하고 그 결과를 보고하는 조건으로 채택됐다.
마포구의회 도시환경건설위원회(위원장 장정희, 더불어민주당, 신수, 용강)는 지난 21일 제286회 제4차 회의에서 지난 10일 심사 보류했던 마포4구역 관련 3건의 의견청취안을 다시 상정해 심사했다.
9월 4일 세 지구 주민설명회…6일 뒤 구의회 의견청취
이번 논란의 출발점은 주민설명회와 주민공람, 구의회 의견청취가 진행된 시점이다.
마포구 도시계획과는 1·9·12지구의 주민설명회를 9월 4일 하루에 모두 개최했다.
9월 10일 회의에서 김진천 의원(국민의힘, 망원2동,연남동,성산1동)이 “주민설명회가 같은 날 시차만 조금 달리해서 3건이 같이 열렸다”고 질의했고, 도시계획과장은 이를 확인했다. 각 설명회 참석자는 1명으로 기록됐으며, 과장은 토지등소유자 방식의 사업 특성상 시행사가 대부분 토지를 매입해 다른 소유자의 참여가 적었다고 설명했다. 참석자 1명은 시행사가 아닌 매입하지 못한 토지 소유자였으며, 설명을 듣고 별도의 의견은 제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주민공람은 지구별로 달랐다. 4-9지구는 8월 13일부터 9월 14일까지, 4-1·4-12지구는 8월 27일부터 9월 28일까지 진행됐다. 따라서 9월 10일 구의회 의견청취 당시 4-9지구는 공람 종료까지 4일, 4-1·4-12지구는 18일이 남아 있었다.
당시 도시계획과장은 주민공람과 함께 지방의회 의견을 들을 수 있다고 해석해 안건을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주택공급도 빨리 해야 되는 부분”이 있었고, 법상 ‘주민공람과 함께’라는 표현을 근거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주민공람 이후 다른 의견이 많이 나오면 다음 회기에 다시 의회에 보고하겠다고도 했다.
이에 장정희 위원장이 “왜 두 번 절차를 밟으려고 하느냐”고 지적하자 과장은 “제가 미스가 있었습니다”라고 답했다.
결국 9월 10일 도시환경건설위원회는 세 안건 모두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며 보류했다.
9월 21일 재심사에서도 1·12지구 공람은 끝나지 않아
11일 뒤인 9월 21일 재심사가 열렸다.
서종수 의원(국민의힘, 대흥,염리)이 지난 회의에서 지적한 사항과 개선 내용을 묻자 도시계획과장은 주민설명회를 모두 개최했다고 답하면서, “공람이 안 끝났는데 왜 의회에 안을 상정하느냐”는 지적에 충분히 공감한다며 다음부터 같은 실수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배동수 의원(더불어민주당, 도화,아현)이 주민설명회와 공람이 모두 완료됐는지 다시 묻자 과장은 4-1·4-12지구는 주민설명회는 완료됐지만 공람은 완료되지 않았고, 4-9지구는 주민설명회와 공람이 모두 완료됐다고 답했다.
또 4-1·4-12지구의 공람 종료일은 9월 28일, 4-9지구는 9월 14일이라고 재확인했다. 당시까지 4-1지구 주민 1명이 주민설명회에 참석했으며, 과장은 공람 의견이나 방문자는 없었다고 답했다.
“빨리 진행하려다 미스”…담당 과장이 다시 인정
절차 문제에 대해 배동수 의원이 다시 질문하자 도시계획과장은 이전 판단에 대해 보다 직접적으로 설명했다.
과장은 “이번에 잘못된 판단으로 법 해석을 ‘함께’라고 해서 올린 부분도 있긴 하다”고 인정하면서, 의회를 무시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와 서울시가 경기 활성화와 주택공급을 빨리하기 위해 각종 규제를 완화하는 상황에서 자신도 “정부 기조나 서울시 기조, 우리 마포 기조에 맞춰서 빨리 진행하려다 보니까 미스한 부분”이라고 밝혔다.
온라인 의견제출 안내했지만 포털에는 공고 없어
재심사 과정에서는 주민의견 제출 방식에서도 문제가 확인됐다.
마포구청의 공람·공고문에는 정비계획 변경안에 의견이 있는 경우 공람기간 내 공람장소에 서면으로 제출하거나 서울도시공간포털에 온라인으로 의견서를 제출할 수 있다고 안내돼 있었다.
하지만 장정희 위원장이 21일 회의에서 서울도시공간포털의 ‘열람공고(주민의견 제출)’ 화면을 직접 확인한 결과, 당시 마포구 관련 해당 공고가 올라와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계획과장도 확인 과정에서 공고가 올라가 있지 않은 사실을 인정하며 “실수한 게 맞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다만 과장은 서면으로 의견을 제출하는 방법은 있었기 때문에 의견 제출 방법 자체가 완전히 막힌 것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번 사실을 두고 ‘주민들이 의견을 제출할 방법이 전혀 없었다’고 표현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장 위원장은 공고문에서 온라인 제출이 가능하다고 안내했는데 실제 포털에 해당 사업이 올라와 있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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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22일 이후에는 서울시 도시공간포털에 올라와 있다. |
과장은 이날 “오늘이라도 당장 올리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기존 공람 종료일인 9월 28일까지 시간이 남아 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토지등소유자들에게 우편이나 전화로 의견 제출 방법을 안내하겠다고 답했다.
결과는 1·12지구 보류, 9지구 조건부 채택
구의회 도시환경건설위원회는 4-1지구와 4-12지구 의견청취안에 대해 주민공람에 관한 절차적 하자가 있어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며 각각 보류했다.
반면 4-9지구 의견청취안은 집행부가 서울시 도시재정비위원회 심의 때 구의회 의견을 반영해 설명하고, 심의 결과와 의견 반영 여부를 보고하는 조건으로 채택했다.
따라서 9월 21일 현재 세 지구가 동일한 상태로 다음 절차에 들어간 것은 아니다.
법적으로는 ‘공람 중 의회 의견청취=위법’이라고 단정할 수 없어
현행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15조는 정비계획을 입안하거나 변경할 경우 주민설명회와 30일 이상 주민공람을 통해 의견을 듣도록 하고 있다. 동시에 제15조 제2항은 “제1항에 따른 주민공람과 함께 지방의회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규정한다. 지방의회는 정비계획을 통지받은 날부터 60일 이내 의견을 제시하도록 돼 있다.
따라서 주민공람 기간 중 지방의회 의견청취를 진행했다는 사실만으로 법 위반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이번 회의에서 확인된 쟁점은 보다 구체적이다.
첫째, 집행부가 주민공람이 완료되기 전에 의회 의견청취를 진행했고, 이후 주민 의견에 따라 내용이 달라지면 다시 의회에 보고하겠다는 방식을 제시했다.
둘째, 9월 21일 재심사 과정에서도 4-1·4-12지구의 공람이 끝나지 않은 상태였다.
셋째, 공고문에는 서울도시공간포털을 통한 온라인 의견 제출이 가능하다고 안내했지만, 실제 포털에서는 해당 공고가 확인되지 않았고 집행부가 이를 실수라고 인정했다.
이 때문에 이번 사안의 법적 쟁점은 단순히 ‘순서를 어겼느냐’가 아니라 주민공람과 의견청취 절차가 법에서 요구하는 취지대로 실질적으로 진행됐는지, 그리고 누락된 온라인 공고가 주민의 의견 제출과 절차의 적법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있다.
‘속도’와 지역 전체 계획을 함께 봐야
이번 논란은 개별 절차에 그치지 않는다.
마포4구역은 여러 지구가 인접해 있고, 앞선 심사에서도 용적률·높이·공공기여·도로와 기반시설 등의 연계 문제가 제기됐다. 9월 10일 회의에서 배동수 의원은 세 지구가 서울시 2030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에 제시된 용적률과 고도를 거의 최대치로 맞춘 것 아니냐며 지구 간 부정적 영향 여부를 물었다. 도시계획과장은 서울시 통합심의 과정에서 인접지역 영향을 고려해 건물을 두 동으로 나누고 통경축을 확보하는 등의 의견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21일 회의에서는 또 다른 문제가 제기됐다. 김진천 의원은 세 지구가 토지등소유자 방식으로 사업이 추진되는 만큼 시행사의 사업 진행과 향후 위험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도시계획과장은 일반 기업의 재정까지 행정에서 검토하지는 않지만 시행사의 시행능력 등을 확인해 보겠다고 답했다.
이는 향후 마포4구역을 볼 때 사업 일정뿐 아니라 각 지구의 정비계획 변경이 주변 지역의 도시공간과 기반시설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마포구는 주택공급을 빠르게 추진하려는 정책적 필요를 설명했다. 그러나 사업 속도가 빨라질수록 주민공람과 의견청취, 공공기여와 기반시설 계획 등 각 절차가 정확하게 맞물려야 한다.
이번 9월 21일 재심사는 그 점을 다시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마포4구역의 다음 단계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얼마나 빨리 정비계획을 확정하느냐가 아니다. 주민에게 안내된 의견제출 절차가 실제로 작동했는지, 주민 의견이 충분히 수렴됐는지, 그리고 각 지구의 개발계획이 주변 지역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남은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