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가 차량에 남겨진 연락처로 인한 개인정보 노출 문제를 줄이기 위해 도입한 ‘주차안심번호 서비스’가 꾸준한 확산세를 보이고 있다. 단순한 행정 서비스 제공을 넘어, 일상 속 개인정보 보호 방식을 바꾸는 실험으로도 평가된다.
제주시는 19일, 시민의 개인정보 보호와 안전한 주차 문화 조성을 목적으로 운영 중인 ‘제주 주차안심번호 서비스’ 가입자가 1만 3천 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 서비스는 차량에 휴대전화번호를 직접 남기는 대신 QR코드나 ARS 시스템을 활용해 차주와 연락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주차 중 차량 이동 요청 등 긴급 상황에서는 연락 기능을 유지하면서도, 불특정 다수에게 전화번호가 노출되는 문제를 차단하는 구조다.
이용 방식은 비교적 간단하다. 전용 홈페이지에서 가입 후 QR코드를 발급받아 차량에 부착하면 된다. 스마트폰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경우에도 ARS 대표번호로 전화해 차량에 부착된 6자리 번호를 입력하면 차주와 연결된다.
행정 측면에서는 접근성도 병행 고려했다. QR코드 출력이 어려운 시민을 위해 제주시청과 자동차등록사무소에서 카드 형태로 제작·발급을 지원하고 있다.
해당 서비스는 2022년 도입 이후 점진적으로 이용자가 늘어나고 있다. 다만 아직 전체 차량 대비 보급률은 제한적인 수준으로, 정책 효과를 체감하기까지는 추가적인 확산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이 서비스는 단순 편의 기능을 넘어 ‘노출을 전제로 한 기존 생활 관행’을 바꾸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지금까지는 차량 유리에 전화번호를 남기는 것이 일종의 사회적 관습처럼 자리 잡아왔지만, 이는 스팸, 범죄 악용 등 2차 피해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었다.
문제는 인식 전환이다. QR 기반 서비스는 기술적 장벽보다는 사용자 습관과 신뢰가 확산 속도를 좌우한다. 실제로 고령층이나 디지털 취약계층에서는 활용도가 낮을 수밖에 없다는 한계도 존재한다.
제주시 관계자는 “생활 밀접 공간을 중심으로 안내를 강화하고 다양한 홍보 채널을 통해 이용 활성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주차안심번호’는 기술 도입 자체보다 시민 수용성과 정책 지속성이 성패를 가를 가능성이 크다. 개인정보 보호가 공공 서비스 영역에서 어떻게 일상화될 수 있는지, 제주시 사례는 하나의 시험대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