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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버스, 출퇴근 대중교통에서 관광·여가 수단으로 바뀌나

2026-09-30 07:39 | 입력 : 마포저널

서울시, 주말요금 3천원→6천원 추진…“수요 집중” 이유지만 이용 목적에 대한 구체적 분석은 없어

한강버스의 요금체계 개편을 둘러싼 논란의 핵심은 단순한 요금 인상이 아니다. 한강버스가 당초 내세웠던 ‘수상 대중교통’에서 관광·여가 중심의 교통수단으로 정책적 성격이 바뀌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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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버스 요금버스 개편안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29일 열린 ‘한강버스 요금체계 개편을 위한 시민 공청회’에서 평일 기본요금은 현행 3천원을 유지하되, 주말·공휴일 일반요금을 6천원으로 올리는 차등요금제 도입안을 제시했다. 여기에 사전예약을 선택하면 2천원의 추가요금을 부과하는 방안도 내놨다. 주말 일반 승객은 3천원에서 6천원으로 사실상 두 배를 부담하게 된다.
출처  서울시 자료집
출처 - 서울시 자료집
서울시는 주말·공휴일에 수요가 집중되면서 대기시간 지연 등의 민원이 발생하고, 혼잡 관리에 추가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차등요금제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주말 이용객에게 추가 비용을 부담시켜 수요를 분산하고, 그 재원으로 평일 기본요금을 유지하겠다는 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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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서울시 자료집
문제는 ‘누가, 왜 한강버스를 이용하는가’에 대한 분석이 충분히 제시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서울시는 지난 8월 누적 탑승객 50만 명 돌파 자료에서 전체 이용객 가운데 주말 이용객이 약 49%, 전 구간 운항 이후에는 약 51%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이용 요일에 관한 자료이지, 이용 목적에 관한 자료는 아니다. 서울시가 공개한 자료만으로는 주말 탑승객 가운데 관광·여가 목적이 얼마이고, 이동·통근 목적이 얼마인지 구체적으로 확인하기 어렵다.

그런데 이번 요금 개편안은 주말 이용을 사실상 별도의 수요로 분류한다.

서울시는 차등요금 도입 필요성을 설명하면서 주말·공휴일 수요를 집중 관리하고, 추가 요금을 통해 평일 일반요금을 보전하겠다고 밝혔다. 또 공청회 관련 사전 설명에서도 ‘주말 관광 수요의 평일 분산’을 차등요금제의 주요 취지 가운데 하나로 제시했다.

여기서 정책의 방향이 달라진다.

한강버스는 당초 서울시가 ‘친환경 수상 대중교통’으로 홍보했다. 정식운항을 앞두고 서울시는 마곡~잠실 28.9㎞를 연결하고 출퇴근 급행노선을 운영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시 서울시는 한강버스를 시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대중교통이자 일상적인 이동수단으로 설명했다.
출처  서울시 자료집
출처 - 서울시 자료집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 서울시가 내놓은 요금체계에서는 평일은 대중교통, 주말은 관광·여가 수요라는 구분이 뚜렷해지고 있다.

물론 이것이 서울시가 한강버스를 공식적으로 ‘관광사업’으로 전환한다고 선언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서울시는 여전히 이번 개편의 목표를 ‘수상 대중교통으로서의 공공성 유지’라고 설명하고 있다. 다만 요금정책에서 주말 수요를 관광·여가 중심으로 보고 별도의 가격을 적용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한강버스의 정책적 무게중심이 당초의 통근·이동 기능에서 관광·여가 기능으로 이동하고 있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2,107명에게 물은 것은 ‘이용 가치’, 이용 목적은 아니다

서울시가 요금 인상의 근거로 제시한 조사도 짚어볼 필요가 있다.
출처  서울시 자료집
출처 - 서울시 자료집
서울연구원은 지난 8월 여의도·잠실 선착장 하선 승객 2,107명을 대상으로 조건부가치측정법(CVM)을 활용해 지불의사액(WTP)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전체 지불의사액 대표값은 8,248원이었다.
하지만 이 조사는 한강버스 이용자가 얼마를 지불할 의향이 있는지를 추정한 조사다. 설문은 실제 탑승 경험의 가치를 얼마로 평가하는지를 묻는 방식이었다.

따라서 WTP 8,248원이라는 결과를 근거로 ‘시민들이 주말요금 6천원을 받아들인다’고 단순하게 해석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이용 목적에 대한 분석이다.

한강버스를 이용한 사람이 직장에 가기 위해 탔는지, 관광을 위해 탔는지, 단순히 한강을 경험하기 위해 탔는지, 다른 교통수단보다 빠르기 때문에 탔는지에 따라 요금정책의 의미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특히 대중교통의 요금체계를 변경하려면 단순한 이용객 수뿐 아니라 이용자의 구성과 이동 목적, 시간대별 수요, 통근 수요와 관광·여가 수요의 비중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주말에 사람이 많다’는 이유만으로 요금을 두 배 올려도 되나

서울시는 요금 인상에 따른 수요 감소도 분석했다. 해외 페리 연구를 근거로 요금이 10% 오르면 승객이 약 3% 감소하는 가격탄력성을 적용했다. 또 주말요금 인상 시 주중으로 이용을 전환하겠다는 응답이 43.6%라는 조사 결과도 제시했다.

이 분석은 요금 인상이 이용객 감소를 가져올 수 있다는 사실을 서울시도 인정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질문은 더 구체적이어야 한다.

줄어드는 이용객은 누구인가.

주말 관광객이 줄어드는 것인지, 가족 단위 여가 이용자가 줄어드는 것인지, 아니면 한강버스를 일상적인 이동수단으로 이용하려던 시민이 가격 때문에 이용을 포기하는 것인지에 따라 정책 효과는 전혀 달라진다.

그런데 이번 공청회 자료에서는 이 부분을 판단할 수 있는 충분한 수요 분석이 제시되지 않았다.

서울시는 한강버스의 누적 이용객과 주말 이용 비중을 제시하고, 주말 수요가 집중되고 있다는 사실을 근거로 차등요금제를 제안했다. 그러나 ‘주말 이용객이 많다’는 것과 ‘주말 이용객은 관광객이다’는 것은 전혀 다른 명제다.

한강버스의 목적부터 다시 물어야 한다

한강버스는 처음부터 일반적인 버스와 같은 교통수단은 아니었다. 그러나 서울시는 이를 ‘수상 대중교통’으로 규정하고 출퇴근 급행노선까지 제시하며 일상 교통망으로서의 가능성을 강조했다.

이번 요금 개편은 그 정책의 방향을 다시 묻는 계기가 됐다.

평일 3천원은 대중교통 요금으로 유지하고, 주말에는 6천원으로 올리는 방식은 경제적으로는 수요에 따른 차등가격 정책이다. 그러나 정책적으로 보면 한강버스를 시민의 일상적인 이동수단으로 볼 것인지, 한강을 즐기는 관광·여가형 서비스로 볼 것인지에 대한 선택이기도 하다.

요금을 올리는 것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그 요금을 누구에게 왜 부담시키는지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서울시는 먼저 한강버스를 실제로 누가 이용하고, 어떤 목적으로 이용하며, 어떤 이동을 대체하고 있는지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그 자료가 있어야 주말요금 6천원이 단순한 수요관리인지, 대중교통의 공공성을 유지하기 위한 교차보전인지, 아니면 사실상 관광·여가 서비스에 대한 수익자 부담 강화인지 판단할 수 있다.

한강버스가 출범 1년 만에 요금체계를 바꾸는 지금 필요한 것은 단순한 가격표가 아니다. 한강버스가 시민의 ‘교통수단’인지, 한강을 즐기기 위한 ‘관광상품’인지에 대한 정책적 답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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