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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뛰는 마포'는 누구의 문장인가

2026-06-30 23:19 | 입력 : 마포저널

7월 1일은 민선 9기 마포구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날이다. 새로운 출발에는 새로운 비전이 필요하고, 그 비전을 가장 압축적으로 담아내는 것이 바로 슬로건이다. 마포구가 내놓은 새 구정 슬로건은 '다시 뛰는 마포! 함께하는 미래'다.
출처  유동균 구청장 페이스북
출처 - 유동균 구청장 페이스북 2026년 6월 2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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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9기 마포구청장직 인수위원회(위원장 황인국)는 지난 6월 16일부터 19일까지 4일간에 걸쳐 '민선9기 마포구 구정 슬로건'을 공모했다. 심사기준은 마포의 미래비전과 주요 키워드(AI, 미래, 혁신, 행복), 민선9기 정책방향을 함축적으로 표현한 문구였다. 출처 - 마포구청 홈페이지
마포구 청사에 걸려있는 슬로건
마포구 청사에 걸려있는 슬로건 - 2026년 7월 1일 촬영분
듣기에는 희망적이고 역동적인 표현이다. 그러나 이 슬로건이 발표되자 뜻밖의 제보가 들어왔다. '다시 뛰는 마포'라는 핵심 문구가 이미 지난 5월 지방선거 당시 국민의힘 마포구 필승결의대회에서부터 공식 선거 슬로건으로 사용됐다는 것이다.
출처  국민의힘 마포을 당협위원회
출처  국민의힘 마포을 당협위원회
출처 - 국민의힘 마포을 당협위원회
확인해 보니 실제 선거 홍보물과 행사 현수막에는 '다시 뛰는 마포, 다시 서는 서울'이라는 문구가 사용됐다. 행사 사진뿐 아니라 선거 홍보물 디자인 시안에도 같은 표현이 담겨 있었다. 적어도 지난 5월 초에는 '다시 뛰는 마포'라는 표현이 국민의힘의 공식 선거 슬로건으로 사용됐다는 사실은 확인된다.

물론 이것만으로 마포구가 해당 문구를 '표절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같은 표현을 서로 다른 주체가 독립적으로 떠올렸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슬로건이 어떤 과정을 거쳐 결정됐는지, 공모 당선작의 원문이 무엇인지도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것은 '표절'이라는 단어보다 공공 슬로건의 공공성이다.

선거 슬로건과 행정 슬로건은 본질적으로 다르다. 선거 슬로건은 특정 정당이나 후보를 지지하는 정치적 메시지다. 반면 행정 슬로건은 정당을 넘어 모든 주민을 대표하는 상징이어야 한다. 따라서 행정 슬로건은 특정 정당의 선거 구호를 연상시키지 않도록 더욱 신중하게 검토될 필요가 있다.

행정은 정치의 연장이 아니다. 선거가 끝난 순간부터 구청장은 특정 정당의 구청장이 아니라 모든 구민의 구청장이 된다. 그런 만큼 구정을 대표하는 공식 슬로건 역시 정치적 오해를 불러일으키지 않는 독립성과 상징성을 갖춰야 한다.

이번 논란은 누가 먼저 사용했느냐만의 문제가 아니다. 왜 하필 이미 선거에서 사용된 핵심 문구와 동일한 표현이 행정 슬로건으로 채택됐는가라는 질문이 남는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주민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공개적으로 설명되어야 한다.

만약 공모를 통해 선정된 문구라면 공모 당선작 원문을 공개하면 된다. 심사 과정에서 어떤 이유로 채택됐는지 설명하면 된다. 반대로 일부 문구를 수정하거나 새롭게 조합한 것이라면 그 과정 역시 투명하게 밝히면 된다. 설명할 수 있는 행정은 신뢰를 얻지만, 설명하지 않는 행정은 불필요한 의혹을 키우게 된다.

슬로건은 몇 글자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 몇 글자는 향후 4년간 구정의 얼굴이 된다. 그래서 슬로건은 단순한 홍보 문구가 아니라 행정의 철학이자 주민과의 약속이다.

새로운 임기의 출발선에서 마포구가 보여줘야 할 것은 새로운 문구가 아니라 투명한 설명과 신뢰를 향한 태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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