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포장폐기물 감축과 재사용 확대를 핵심으로 하는 새로운 포장 규제를 본격 시행하면서 국내 음료용기 정책도 '재활용 중심'에서 '재사용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3일 국회에서 열린 '국내 음료용기 재사용 제도 개선을 위한 국회토론회'에서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소장은 '유럽연합 포장 및 포장폐기물 규정(PPWR) 내 재사용 전략과 시사점'을 주제로 발제하며 EU의 정책 변화를 소개했다.
EU는 2019년 발표한 그린딜(Green Deal)을 기반으로 순환경제 체계를 강화하고 있으며, 2025년 2월 PPWR이 발효됐고 2026년 8월부터 주요 조항이 본격 적용될 예정이다. PPWR은 포장재 감량, 재사용 확대, 재생원료 사용 확대, 보증금 반환제도 등을 포괄하는 규정이다.
"포장폐기물 발생 자체를 줄여라"
EU의 정책 방향은 단순한 재활용 확대가 아니라 포장폐기물 발생 자체를 줄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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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유럽연합 포장 및 포장 폐기물 규정 내 재사용 전략과 시사점"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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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PWR은 2018년 대비 1인당 포장폐기물 발생량을 2030년까지 5%, 2035년까지 10%, 2040년까지 15% 감축하도록 회원국에 요구한다. 또한 과대포장을 방지하기 위해 포장의 무게와 부피를 최소화하도록 의무화하고, 전자상거래 포장 등의 빈 공간 비율을 최대 50% 이하로 제한하는 규정도 담고 있다.
특히 2030년부터는 매장 판매용 병·캔 묶음 포장에 사용되는 일회용 플라스틱 수축필름, 일부 신선식품 포장, 카페·식당 내 일회용 플라스틱 식음료 포장 등의 사용이 금지된다.
음료용기 재사용 목표 도입
EU 정책 가운데 국내 음료업계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재사용 의무 목표다.
PPWR은 음료용기에 대해 2030년 재사용 비율 10%, 2040년 40%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유통포장과 집합포장 역시 각각 2030년 40%, 10%의 재사용 목표가 부여되며 2040년에는 목표치가 더 높아진다.
이를 위해 재사용 가능한 포장의 기준도 명확히 규정했다. 다회 사용을 목적으로 설계되고, 세척과 재충전이 가능하며, 일정 횟수 이상 반복 사용이 가능해야 한다. 또한 사업자는 재사용 시스템을 구축하거나 기존 시스템에 참여해야 하며, 회수·세척·재분배 체계를 갖춰야 한다.
홍 소장은 "재사용은 단순히 용기를 여러 번 쓰는 것이 아니라 회수와 세척, 재공급이 가능한 시스템 전체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카페·배달시장도 다회용기 확대
EU는 카페와 음식점 등 호레카(HORECA) 부문에도 강한 의무를 부여했다.
2027년부터 테이크아웃 음료와 즉석식품 판매점은 소비자가 가져온 용기에 제품을 담아갈 수 있는 리필 시스템을 제공해야 한다. 또한 2028년부터는 재사용 가능한 다회용기 선택권도 소비자에게 제공해야 한다.
2030년부터는 판매면적 400㎡를 초과하는 대형 유통매장이 매장 면적의 10%를 리필 스테이션으로 활용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조항도 포함됐다.
페트병·캔 보증금제 확대
보증금 반환제도(DRS)도 강화된다.
PPWR은 회원국이 2029년까지 3리터 이하 일회용 플라스틱 음료병과 금속 음료용기에 대해 연간 90% 이상의 분리수거율을 달성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이를 위해 원칙적으로 보증금 반환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홍 소장은 "EU는 보증금제를 단순한 재활용 정책이 아니라 재사용 시스템을 뒷받침하는 핵심 인프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도 재사용 중심 전환 필요"
홍 소장은 발제에서 EU 사례의 핵심 시사점으로 ▲포장폐기물 발생 예방 ▲과대포장 규제 ▲특정 일회용 포장재 사용 제한 ▲재사용 목표 의무화 ▲보증금 반환제도 확대 ▲리필·다회용기 시스템 구축 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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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유럽연합 포장 및 포장 폐기물 규정 내 재사용 전략과 시사점"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소장 |
특히 "감량은 단순히 포장재를 가볍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포장을 없애고 재사용을 확대하는 것"이라며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와 보증금 반환제도(DRS)를 활용해 재사용 인프라 구축에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국내에서도 일회용 컵과 음료용기 문제 해결을 위해 재활용 중심 정책을 넘어 재사용 체계를 확대하는 방향의 제도 개선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