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 회복을 위한 수요집회를 6년째 방해해온 극우 인사 김병헌 씨가 극우 성향 교육단체 ‘리박스쿨’의 역사 강사로 활동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김 씨는 위안부 피해자를 공개적으로 폄훼한 데 이어, 소녀상 철거 운동을 국내외에서 벌이며 사회적 논란을 키운 장본인이다.
논란이 재점화된 건 지난 2021년 리박스쿨이 주관한 역사 강의 영상이 공개되면서다. 당시 김 씨는 리박스쿨의 ‘체험학습 전문강사 양성과정’에서 강사로 나서 “위안부는 자발적 고액 연봉자였다”는 등 일본 극우와 궤를 같이하는 주장을 거침없이 펼쳤다. 강의 말미에는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가 김 씨의 유튜브 채널을 직접 홍보하며 “대단한 분”이라고 극찬한 장면도 포착됐다.
이 강의는 초·중·고교 대상 체험학습 교사 양성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보이며, 실제로 일부 수강생들이 김 씨의 주장에 공감을 표하며 웃음을 터뜨리는 모습도 확인됐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역사 왜곡이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재생산되고 있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김 씨는 위안부 피해자를 “창녀”로 지칭하거나 “위안소는 요금을 내고 이용하는 곳”이라는 식의 발언을 서슴지 않아왔다. 그의 활동은 국내를 넘어 독일 베를린 소녀상 철거 운동까지 이어지며 국제적 비난을 받기도 했다. 그럼에도 김 씨는 “강의가 뭐가 문제냐”며 문제의식을 전혀 느끼지 않는 모습이다.
리박스쿨은 최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되며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더불어민주당은 “교육기관의 외피를 쓴 정치조직”이라며 손 대표를 비롯한 운영진을 서울경찰청에 고발했고, 사건은 사이버수사2대로 배당돼 수사가 본격화됐다.
국회도 움직였다. 오는 10일 예정된 청문회에서는 손 대표를 비롯한 리박스쿨 관계자들이 출석해 정치활동 여부, 역사 왜곡 교육, 극우 유튜버 연계 정황 등에 대해 집중 질의를 받을 예정이다. 여야는 이번 사안을 두고 "교육의 탈을 쓴 역사 부정"이라며 한목소리로 우려를 표하고 있다.
리박스쿨의 실체와 김병헌 씨의 극우 행보가 수사와 청문회를 통해 어떤 진실로 드러날지, 정치권과 교육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