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가 최근 마포대로 일대 가로수를 전통 상징 수종인 소나무로 교체하며 ‘한국적 풍경’을 내세웠다. 그러나 이 조치가 소나무 꽃가루 알레르기, 병충해 취약성, 주민 안전 우려를 일으키며 오히려 논란이 되고 있다.
전통이면 다인가? ‘기증받은 나무’라 책임 회피
마포구는 “기증받은 소나무”라며 사업 예산 대응 부담 없이 조성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기증 주체와 가치 평가 내역은 불투명하며, 주민을 포함한 충분한 의견 수렴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런 태도는 ‘전통적 미감’ 강박 아래 도시 녹지 정책의 투명성과 절차적 정당성을 망각한 사례라는 비판이 나온다.
꽃가루 대란 우려…알레르기 발생 증가 가능성
소나무는 4~5월에 풍매화형 꽃가루를 다량 배출해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대표 수종이다.
특히 도시 한복판에서 벌어지는 꽃가루 대량 배출은 외딴 자연림보다 더 많은 인구 밀집지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
이는 경남 편백림에서 꽃가루가 ‘구름처럼 날린다’는 사례와 유사하며, 소나무 또한 도심 알레르기 공습 수단이 될 위험이 적지 않다.
병충해·생육 환경 문제도 심각
소나무는 강한 병충해 저항성이 있는 듯 보이나, 실제로는 재선충 등 병해에 취약하며 도시 토양 적응력도 낮다.
공덕동 사례에서 확인된 식재 부실과 통기성 배수 문제는 장기적 생존과 안전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도시 생태 기준 무시한 무책임한 결정
도시 가로수는 단순 장식이 아니다. 시민 건강, 미세먼지 저감, 안전과 생태적 적합성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 그런데 마포구는 주민 참여 없이, 전통 상징성만으로 소나무 ‘가시적 심미성’만 강조한 정책을 추진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
가로수의 진정한 가치는 도심 생태계와의 조화, 환경 관리의 지속성에 있다. 그러나 이번 사업은 절차·환경·의견 수렴 없는 결정으로 비판받기 충분하다.
편백림의 꽃가루 공습 사례는 잘못된 녹지 설계가 예상치 못한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다. 마포구 역시 미관과 전통성만을 강요한 채, 필수적 환경 기준과 주민 건강 고려를 잊은 채 정책을 밀어붙였다.
진정한 도시 숲의 가치는, '보기 좋은 나무'가 아닌 '살기 좋은 환경'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