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활체육’ 미명 아래 자연성 훼손…노을공원 제2파크골프장 조성, 진정한 공익인가
    • 서울시 마포구 노을공원에 파크골프장을 추가로 조성하는 계획이 서울시의회에서 긍정적으로 검토되고 있는 가운데, 이 계획이 ‘생활체육 활성화’라는 명분에 부합하는지, 그리고 시민의 삶과 도시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냉철한 재검토가 필요하다.

      노을공원 제2파크골프장
      노을공원 제2파크골프장

      서울시의회 김기덕 의원은 지난 12월 관광체육국 소관 2025 예산안 예비심사에서 “노을공원 제2파크골프장 조성은 현 시대 흐름에 맞춘 바람직한 정책”이라며 찬성 입장을 밝히고, 자투리 땅을 활용한 개발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이러한 ‘자투리 땅 활용’의 논리가 과연 공공자연공간의 본래 가치에 상응하는 것인지, 혹은 또 다른 도시녹지의 상업화 논리로 전락하는 것은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생태공원에 체육시설? 자연의 공공성 훼손 우려

      노을공원이 포함된 월드컵공원은 본래 난지도 쓰레기 매립장을 생태적으로 복원한 상징적 공간으로, 서울시의 대표적 환경재생 사례다. 이러한 장소에 파크골프장이라는 인공시설을 ‘생활체육 활성화’라는 이름 아래 추가 조성하는 것은, 해당 공간의 원래 목적을 뒤흔드는 행위일 수 있다.

      김 의원이 지적했듯 “접근성 문제가 있다”고 언급한 바 있는 노을공원은 대중교통 접근이 어렵고, 그나마 존재하는 ‘맹꽁이 전기차’조차 피크 시간에 승차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는 곧 ‘누구나 접근 가능한 생활체육시설’이라는 기본 취지와도 어긋난다. 더욱이 자연공간 내 시설 설치로 인한 생태계 교란, 경관 훼손, 이용자 간 갈등 문제 등은 여전히 무시되고 있다.

      생활체육 예산 대폭 삭감 속 ‘선택적 투자’ 논란

      생활체육 전반 예산은 2024년 49억 9천여 만 원에서 2025년 18억 6천만 원으로 무려 60% 가까이 삭감됐다. 그럼에도 특정 지역, 특정 종목(파크골프)에 대한 투자는 여전히 추진되고 있다는 점은 형평성 논란을 피할 수 없다. 김 의원이 “지역 간 편차 해소”를 주장하면서도 마포구 상암동에만 집중적으로 신규 시설을 주장하는 모습은, 정책의 일관성과 설득력을 떨어뜨린다.

      서울 전역의 다양한 생활체육 수요를 분석한 뒤 공정하고 투명한 기준 아래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 기본이다. 그러나 지금은 고령층 수요 증가에만 맞춰 일부 종목 위주로 정책이 기울고 있다는 인상만 남는다.

      진정한 ‘생활체육’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김 의원은 시민 셔틀버스 증설과 안전 문제, 고양시와의 협력까지 언급하며 사업의 외연을 확장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그 전에 먼저, 현재 공공공간의 원래 목적과 기능을 해치지 않고 시민 전체의 복지를 높이는 방향으로 ‘생활체육’의 정의가 다시 설정되어야 한다.

      특히 기후위기 시대, 도심 속 공원은 단순한 쉼터를 넘어 탄소 흡수원·도시열섬 완화·생물다양성 보호의 핵심 공간이다. 이런 공간에 대해 일회성 수요에 기초한 인공적 개발을 반복한다면, 그 결과는 시민 모두의 미래 자산을 갉아먹는 것에 다름 아니다.

      결론적으로, 서울시가 지향해야 할 ‘생활체육’의 미래는 단순한 공간 추가가 아닌, 누구나 접근 가능하고, 환경과 공존하며, 사회적 약자에게도 열린 체육복지의 구현이다. 제2파크골프장의 조성은 생활체육 확대라는 긍정적 목표 아래 추진되지만, 진정한 공공성과 환경적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 신중한 재고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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