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심 한복판에 ‘소나무 열풍’? 마포구 가로수 교체 사업, 환경성과 투명성은 어디에
    • 서울 마포구 공덕동과 도화동 일대가 최근 조용한 변화에 휩싸이고 있다. 
      귀빈로에서 삼개로를 지나 도화동 근신빌딩 인근까지, 기존 가로수가 사라지고 그 자리를 소나무가 차지하고 있다. 마포구는 이달 말까지 이 일대의 가로수를 소나무로 교체하는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 조경사업을 둘러싸고 환경적 타당성과 행정의 투명성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잇따르고 있다.

      “그 비싼 소나무를 누가 기증했단 말입니까?”
      — 지역 취재 중 한 주민의 말

      마포구청 도화동 주민센터의 한 공무원은 “귀빈로에서 삼개로에 심어진 소나무는 모두 기증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기증자의 신원이나 기증 경위, 문서화된 내역에 대해서는 “별도로 확인해보라”며 구체적 답변을 피했다.

      왜 하필 ‘소나무’인가?

      도심 한복판의 가로수로 소나무를 식재하는 것은 드문 사례다. 소나무는 생태적으로는 상징성이 있지만, 병충해에 취약하고 토양 적응성이 떨어지며, 관리비용이 높다는 단점이 있다. 특히 도심 미세먼지 저감 효과나 탄소 흡수력 면에서 느티나무, 이팝나무, 은행나무 등 기존의 도시형 수목보다 열세라는 지적도 나온다.

      주민 참여는 있었는가?

      환경 정책의 핵심은 ‘참여’다. 하지만 이번 소나무 식재 사업은 주민 의견 수렴 없이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공덕동의 한 시민단체 위원은 “누가 결정했는지도 모르고, 왜 소나무인지는 더더욱 설명이 없다”며 “그저 갑자기 공사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기증’이란 말, 행정의 방패인가?

      소나무가 모두 기증받은 것이라는 설명은 예산 투입 여부를 둘러싼 책임 회피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 기증품이라면 그 가치는 행정 문서상 평가되어야 하며, 특히 고가 수목일 경우 예산 절감 효과가 실제로 있었는지도 감시가 필요하다. 또한, 기증자가 민간기업일 경우 특정 이해관계가 개입된 것이 아닌지도 확인이 필요하다.

      가로수는 단지 도심 미관의 문제가 아니라, 기후위기 시대 도시 생태계의 기반이다. 마포구의 이번 사업은 ‘소나무는 멋있다’는 정서적 미감에 기댄 채, 기후적·생태적 기준, 시민 참여, 행정 투명성이라는 기본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문이 필요하다.

      좁은 도로에 소나무를 식재한 모습
      좁은 도로에 소나무를 식재한 모습, 가로수 식재보다 보행자 통로 확보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


      가로수 식재로 방치되고 있는 화분
      가로수 식재로 방치되고 있는 화분

      가로수 식재보다는 도로 청소가 더 우선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
      가로수 식재보다는 장마철 대비 도로 청소가 더 우선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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