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공개된 사업계획에 따르면 조성 규모는 총 53면이다. 지상에 주차 공간을 배치하는 노상 주차장 방식으로, 주차면을 효율적으로 확보하고 주변 공간과 기존 시설을 정비한다는 구상이다. 현재 설치된 시계탑은 철거하고 해당 공간을 주차장으로 재배치할 계획이다.
주차장 조성 넘어 홍대 상권의 미래 구상
이날 설명회에서 유동균 마포구청장은 이번 사업을 단순한 주차 공간 확보가 아닌 홍대 상권 활성화와 연결해 설명했다.
유 구청장은 선거 과정에서 상업지역과 주거지역이 혼재된 곳의 노상 주차 공간 확보를 공약으로 제시했다며, 사업 추진 과정에서 보행자 안전과 주변 환경을 함께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코로나19 이후 홍대에 새로운 점포가 들어서고 관광객의 직접 소비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관광 활성화 없이는 상권의 지속적인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홍대를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공간이 아니라 볼거리와 먹거리, 즐길 거리가 있는 체류형 관광지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 덕수궁 수문장 교대식에서 착안한 사또 행렬 같은 참여형 콘텐츠를 활성화하고, 홍대 일대를 국내 최대 규모의 패션쇼 거리이자 서울의 대표적인 랜드마크 거리로 만들겠다는 구상도 제시했다. 성수동과 건국대 일대처럼 상권이 이동하는 사례를 지양하겠다고 언급하며, 마포의 전 지역을 연결해 상생하는 방안도 강조했다.
다만 홍대의 관광 활성화 구상이 실제 상권에 어떤 경제적 효과를 가져올지, 주차장 조성이 그 목표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을지는 별도의 검토가 필요한 부분이다.
521명 설문, 주민 의견 대표할 수 있나
사업 추진의 근거로 제시된 주민 설문조사에 대해서는 대표성 문제가 제기됐다.
안미자 구의원(국민의힘, 서교동, 망원2동)은 서교동 주민 약 2만 명을 대상으로 하는 정책 결정에서 응답자 521명의 의견을 어느 정도 대표성 있는 자료로 볼 수 있는지 질문했다. 설문조사 홍보가 충분했는지, 응답자가 특정 집단에 편중되지는 않았는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안 의원은 통장과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폭넓게 듣고 조사를 다시 진행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과 가족배려 주차구역 등 교통약자를 위한 주차 공간도 사업계획에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송이 구의원(국민의힘, 서강동, 합정동) 역시 설문조사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됐는지, 서강동 R6 지역 누락문제 등을 물었다. 관광안내센터 주변의 화장실 이용 문제와 인근 주차시설이 이미 존재하는 상황에서 해당 시설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도 함께 제기했다.
설문 응답자 521명과 찬성률 66%라는 수치만으로 주민 전체의 의견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조사 기간과 방식, 응답자 구성, 질문 문항, 중복 응답 방지 여부 등 구체적인 조사 자료가 공개돼야 정책 결정의 근거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작년 핼러윈 인파 11만 명, 올해는 더 늘어나 …주차와 보행 안전 함께 봐야
홍대 일대의 관광객과 유동 인구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주차 공간 확보 뿐 아니라 보행 안전과 인파 관리도 중요한 과제다.
마포구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31일 핼러윈 당시 홍대 관광특구에는 순간 최대 약 11만 명의 인파가 몰린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는 이보다 더 늘어났다고 추계했다.
핼러윈 당시 인파 수치와 이번 주차장 사업의 필요성을 직접 연결해서는 안 된다. 인파가 많다는 사실만으로 노상 주차장 조성이 보행 안전이나 상권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주차장 설치로 보행 공간이 줄어드는 것은 아닌지, 관광객과 주민의 이동 동선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함께 따져봐야 한다.
상권 활성화와 주민 생활권, 함께 고려해야
이날 설명회에서는 상가 건물주들도 상권 회복을 위해 주차장 조성뿐 아니라 보다 실질적인 상업 활성화 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유 구청장은 설문조사 홍보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어떤 정책이든 찬성과 반대가 공존하는 만큼 다양한 주민 의견을 듣고 논의하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번 사업의 쟁점은 단순히 주차장 53면을 확보하느냐에 그치지 않는다. 홍대 상권의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기존 주민의 생활환경과 보행권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가 함께 논의돼야 한다.
이날 주민설명회는 사업 계획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자리가 아니었다. 거주민과 상가 건물주, 상인회, 자영업자들이 각자의 입장에서 의견과 우려를 제시하는 소통의 자리였다. 중요한 것은 설명회 개최 자체가 아니라 그 자리에서 나온 목소리가 실제 정책과 사업계획에 반영되는 일이다. 마포구청은 제기된 의견을 형식적인 절차로 흘려보내지 말고, 충분히 검토해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