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는 거창한 시설이나 큰돈을 지원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혼자서는 해결하기 어려운 생활 속 작은 불편을 공공이 대신 해결해주는 것도 복지의 한 형태가 될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내놓은 ‘그냥 해드림 센터’가 서울에서는 성북구와 마포구에서 실제 정책으로 추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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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제안한 1호 공약이다. 출처 - 더불어민주당 홈페이지 |
민주당은 지난 3월 24일 국민참여형 공약 발굴 프로젝트인 ‘착!붙 공약 프로젝트’ 1호 공약으로 ‘그냥 해드림 센터’ 전국 설치를 발표했다. 민주당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형광등·전구 교체, 수도꼭지 교환, 문고리·경첩·방충망 수리, 안전손잡이·미끄럼방지 패드 설치 등 혼자 해결하기 어려운 생활불편을 전화 한 통으로 접수해 처리하는 사업이다.
대상은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65세 이상 어르신만 거주하는 가구다. 독거노인뿐 아니라 노인부부와 노인형제 가구까지 포함한다. 민주당은 이를 6·3 지방선거에서 당 소속 단체장 후보들의 공통공약으로 채택해 전국 229개 시·군·구로 확산한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성북구, 민선9기 ‘1호 결재’로
서울 성북구에서는 이 정책이 이미 시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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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성북구 홈페이지 |
성북구는 지난 7월 1일 민선9기 출범과 함께 ‘성북 해드림센터’를 출범시켰다. 이승로 구청장은 이를 민선9기 첫 번째 사업으로 결재했다. 65세 이상 저소득 어르신 1만3261명과 경로당 184곳을 대상으로 형광등·전구 교체, 문고리·경첩·방충망 수리, 미끄럼방지 패드 설치 등을 지원하며 신청 후 48시간 이내 처리를 원칙으로 한다. 올해 12월까지 시범운영한다.
민주당 공약이 제시한 서비스와 상당 부분 일치하지만, 성북구는 민주당 공약보다 지원 대상을 ‘저소득 어르신’으로 좁혔다는 차이가 있다.
마포구, ‘그냥 해드림센터’ 조례로 제도화
마포구에서는 사업 명칭부터 ‘그냥해드림센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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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포구는 오는 10월 1일 ‘그냥해드림센터’ 운영을 앞두고 현재 관련 조례를 입법예고한 상태다. 사진은 마포구 내고장마포 웹서비스 캡처 |
마포구는 지난 8월 19일 「서울특별시 마포구 그냥해드림센터 설치 및 운영 조례 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마포구의 민선9기 구정방향에도 “혼자 사시는 어르신 가정의 작은 불편까지 세심히 살피는 ‘그냥 해드림센터’를 조성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민주당이 제시한 공약과 마찬가지로 생활 속 작은 불편을 해결하는 것이 핵심이다. 다만 마포구는 조례를 통해 지원 대상과 서비스 범위, 운영방식을 구체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 단계 더 제도화된 형태다.
‘큰 복지’보다 체감도 높은 ‘작은 복지’
이 정책이 주목받는 이유는 복지의 사각지대가 의외로 거창한 곳에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형광등 하나를 갈거나 수도꼭지를 교체하는 일이 젊고 건강한 사람에게는 몇 분이면 끝나는 일이지만, 거동이 불편하거나 혼자 사는 고령자에게는 위험한 작업이 될 수 있다. 민주당도 공약자료에서 고령화와 노인 단독가구 증가를 정책 추진 배경으로 제시했다.
특히 1인 가구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누군가에게는 사소한 일’이 ‘혼자 사는 노인에게는 해결하기 어려운 일’이 될 수 있다.
마포구 역시 65세 이상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한 별도의 지원사업을 운영하는 등 독거노인 증가에 대응하고 있다. 마포구 지역보건의료계획에서도 독거노인 증가를 반영해 독거노인 등록관리율을 주요 지표로 관리하고 있다.
결국 ‘그냥 해드림센터’가 던지는 질문은 단순하다.
“복지는 반드시 거창해야 하는가?”
생활의 작은 불편을 제때 해결해주는 것만으로도 고령자의 안전을 높이고, 멀리 사는 자녀의 돌봄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민주당 역시 공약에서 낙상 예방과 가족 부담 경감, 지역 간 복지 격차 해소를 기대효과로 제시했다.
다만 앞으로는 정치적 공약을 넘어 실제 이용자가 얼마나 혜택을 받는지, 처리 건수와 만족도는 어떤지, 재정 부담은 감당 가능한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작은 생활불편 하나를 해결해주는 행정이 주민에게는 가장 직접적으로 체감되는 복지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