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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토론회] “음료용기 재사용 확대해야”… 국회 토론회서 제도 개선 한목소리

2026-06-23 20:42 | 입력 : 마포저널

법률·환경·소상공인·시민사회 각계 주장 제시
“EPR만으로 한계… 보증금제·재사용 시스템 확대 필요”

23일 국회에서 열린 ‘국내 음료용기 재사용 제도 개선을 위한 국회토론회’에서는 법조계, 시민단체, 소상공인 단체, 환경단체가 각각의 시각에서 음료용기 재사용 제도 확대 필요성을 제기했다. 참석자들은 현재의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만으로는 자원순환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며 보증금제도(DRS)와 재사용 시스템 강화를 공통적으로 주장했다.
정상수 교수 “보증금제는 EPR의 한 방식… 고비용이라는 인식은 오해”

정상수 충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에 대한 개념부터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EPR을 단순히 생산자가 재활용 분담금을 내는 제도로 이해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헌법과 환경정책기본법, 자원재활용법이 규정하는 EPR은 생산자에게 부여되는 재활용·재사용 의무 전체를 의미하며, 보증금제도 역시 EPR을 이행하는 수단 가운데 하나라는 설명이다.

또한 보증금제도가 소비자에게 과도한 부담을 준다는 주장도 반박했다. 소비자가 용기를 반환하면 보증금을 돌려받기 때문에 실제 부담은 거의 없으며, 오히려 분담금 제도는 제품 가격에 포함돼 소비자에게 전가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분담금 방식은 회수·선별 체계 운영에 지방자치단체의 세금이 투입되는 경우가 많아 오염자 부담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보증금제가 분담금 제도보다 반드시 비효율적이거나 고비용 구조라는 주장에는 근거가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정연희 회장 “캔·페트까지 확대하면 소상공인도 혜택”

정연희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 회장은 보증금제 확대가 환경뿐 아니라 골목상권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 회장은 최근 온라인 유통 비중이 59%까지 확대되면서 오프라인 유통업체와 동네 슈퍼마켓의 경영환경이 악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현재 빈용기보증금제도가 유리병 중심으로 운영되면서 회수 물량 감소와 공간 부족 등으로 소매점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사용 유리병 출고량은 2016년 52억2600만 병에서 2025년 37억4200만 병으로 감소했다.

이에 따라 캔과 페트병까지 보증금제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품목이 늘어나면 기존 회수 인프라 활용도가 높아지고 규모의 경제가 가능해지며, 취급수수료 수입 증가와 고객 유입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 회장은 유럽 사례를 소개하며 “보증금제는 단순한 환경 규제가 아니라 자원순환 체계와 지역 유통망을 동시에 활성화하는 정책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장하나 사무국장 “일회용컵보증금제 전국 확대해야”

장하나 정치하는엄마들 사무국장은 제주와 세종에서 시행 중인 일회용컵보증금제가 성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하며 전국 확대를 주장했다.

장 사무국장은 제주지역 일회용컵 반환량이 2022년 5만여 개에서 2025년 557만여 개로 증가했으며, 누적 반환량은 1456만 개를 넘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일부 정치권에서 제기한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에 대해 오히려 일회용컵 사용량 자체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제도 적용 지역과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또한 현행 EPR 제도는 폐기물을 소각해 에너지를 회수하는 방식까지 재활용으로 인정해 진정한 자원순환을 달성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장 사무국장은 빈용기보증금제는 재사용 중심 제도이고, PET병과 일회용컵 등 재생이용이 가능한 품목에는 별도의 ‘재생이용 보증금제(DRS)’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표준용기 지정과 물질재활용 중심의 정책 전환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린피스 “재활용보다 재사용 우선해야”

한정희 그린피스 전문위원은 해외 사례를 소개하며 재사용 중심 정책으로의 전환을 촉구했다.

한 위원은 재활용이 용기를 분해해 원료로 되돌리는 방식이라면 재사용은 세척 후 반복 사용하는 방식으로, 환경적 효과가 더 크다고 설명했다.

독일은 일회용 용기에 더 높은 보증금을 부과하고 표준병 공동 사용 체계를 구축해 높은 재사용률을 유지하고 있으며, 핀란드는 재사용·재활용 시스템 참여 기업에 세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오스트리아는 재사용 의무 할당제를 도입해 2030년까지 음료용기의 30%를 다회용으로 공급하도록 했으며, 라틴아메리카와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생활밀착형 회수망을 통해 높은 재사용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위원은 해외 성공 사례의 공통점으로 ▲표준용기 운영 ▲일회용기에 대한 강한 경제적 부담 ▲법적 의무화 ▲촘촘한 회수 인프라를 꼽았다.

그는 한국 역시 국가 차원의 재사용 목표 설정과 보증금 반환제도(DRS) 법제화, 일회용 포장재에 대한 강력한 경제적 규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재사용 확대가 공통 결론”

이번 토론회에서는 접근 방식에는 차이가 있었지만, 현행 일회용 중심 체계를 개선하고 음료용기의 재사용·재활용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공통된 목소리가 나왔다.

법조계는 보증금제도의 법적 정당성을, 소상공인 단체는 경제적 효과를, 시민단체는 DRS 확대를, 환경단체는 재사용 중심 정책 전환을 각각 강조하며 음료용기 순환경제 구축을 위한 제도 개편 필요성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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