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이 평가할 것은 공약의 화려함보다 실현 능력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시의원 마포구 제4선거구(망원2동·연남동·성산1동·성산2동·상암동) 선거가 현역 의원의 성과를 둘러싼 논쟁으로 달아오르고 있다.
 |
| 마포구 제4선거구 서울시의원 선거에 출마한 김기덕·한정민 후보의 선거사무소가 사거리 맞은편에 위치해 있다. 사무실 위치만큼이나 두 후보의 경쟁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김기덕 후보는 민주당 서울시의원 중 최초 5선 도전 중이다. |
4선 현역인 더불어민주당 김기덕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문화비축기지 내 문화(음악)공연장 건립, 대장홍대선 DMC환승역 설치, 상암복합쇼핑몰 조기 착공 지원, 성미산 복합커뮤니티시설 건립 등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다.
 |
민주당 김기덕 시의원 후보의 동별 대표 공약
 | | 국민의힘 한정민 시의원 후보의 공약 |
|
이에 국민의힘 한정민 후보는 지난 30일 기자회견을 열고 "수년에서 길게는 16년 동안 반복돼 온 사업들이 다시 선거 공약으로 등장했다"며 "경륜이 아니라 주민을 대하는 태도의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번 선거의 쟁점은 공약 자체의 필요성 여부가 아니다. 문화비축기지 공연장, 성미산 복합커뮤니티시설, DMC 환승역 등은 지역 주민들이 오랫동안 요구해 온 숙원사업들이다. 문제는 왜 이 사업들이 수차례 선거를 거치는 동안 아직도 완성되지 못했느냐는 데 있다.
“완공 약속했던 사업이 다시 공약으로”
한정민 후보 측이 가장 강하게 문제를 제기하는 사업은 성미산 복합커뮤니티시설이다.
한 후보 측에 따르면 해당 사업은 이미 2021년 도시공원위원회 심의를 통과했고 예산과 설계비까지 확보된 상태였다. 당시에는 2023년 완공 계획까지 제시됐지만 현재까지도 착공이 이뤄지지 않았으며, 이번 선거에서 다시 주요 공약으로 등장했다.
상암 DMC 복합쇼핑몰 역시 2013년부터 논의돼 온 사업으로, 김 후보 스스로도 과거 "12년간 표류했던 사업"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고 한 후보 측은 주장했다.
문화비축기지 공연장과 대장홍대선 DMC환승역 역시 10년 이상 추진됐지만 아직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한 사업으로 지목되고 있다.
한 후보는 "심의도 끝났고 예산도 확보됐으며 설계도 완료된 사업이 수년째 첫 삽을 뜨지 못하고 있다"며 "주민들은 새로운 약속보다 기존 약속의 이행 여부를 묻고 있다"고 주장했다.
경륜의 가치, 그리고 경륜의 책임
현역 의원인 김기덕 후보가 강조하는 강점은 4선 의원으로서의 경험과 네트워크다.
실제로 대형 개발사업이나 광역 교통망 구축 사업은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중앙정부와 서울시, 민간 사업자 간 협의가 필요한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런 이유로 장기간 사업을 꾸준히 추진할 수 있는 정치적 경험은 분명한 자산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오랜 정치 경력은 더 큰 책임론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주민들 입장에서는 "왜 아직도 완성되지 않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동일한 사업이 선거 때마다 반복적으로 등장할 경우 공약의 필요성보다 추진 성과가 평가의 기준이 된다.
결국 이번 선거는 신인과 현역의 대결이라기보다 "경륜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를 둘러싼 선거에 가깝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강세 지역이지만 지방선거의 기준은 다르다
마포 제4선거구는 전통적으로 더불어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지역으로 분류된다. 또한 마포을 국회의원 선거구에 포함된 지역으로, 여당 지도부의 정치적 영향력이 큰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방선거는 중앙정치와 다른 기준으로 평가받는다.
국회의원 선거가 정당과 이념, 국가 정책을 중심으로 치러진다면 시의원 선거는 주민 생활과 밀접한 문제를 얼마나 해결할 수 있는지가 핵심이다. 주민들은 생활 SOC 확충, 교통 개선, 공원과 녹지 관리, 안전 문제 등 일상 속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인물을 찾는다.
그만큼 정치적 유불리만으로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 민주당 강세 지역이라는 평가가 존재하더라도 주민들이 체감하는 성과와 후보자의 실천력에 따라 민심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결국 유권자들이 보는 것은 ‘실천력’
이번 선거를 통해 주민들이 판단하게 될 것은 공약의 규모나 화려함만이 아니다.
오랫동안 추진해 온 사업을 마무리할 수 있는 경험이 더 중요한지, 아니면 새로운 시각과 추진력을 가진 인물이 필요한지에 대한 선택이다.
특히 지방정치에서는 정당보다 신뢰가 더 큰 힘을 발휘하는 경우가 많다. 주민들의 불편을 얼마나 가까이에서 듣고 해결할 수 있는지, 약속한 사업을 얼마나 책임 있게 완수할 수 있는지가 결국 평가의 기준이 된다.
마포 제4선거구 유권자들은 이번 선거에서 단순히 여야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미래를 누구에게 맡길 것인지 결정하게 된다. 그리고 그 판단의 중심에는 ‘경륜’이라는 이름보다 ‘실천’이라는 결과가 놓여 있을 것으로 보인다.
■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