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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은 수집이 아니라 태도였다” — 마포여성기록아카데미 첫 강의

2026-04-26 22:22 | 입력 : 마포저널

2026 마포여성기록아카데미의 첫 수업은 기록의 기술이 아닌 ‘시선’에서 출발했다. 이날 강연은 페이퍼백 아카이브 소속의 아키비스트 허나윤 대표가 강연을 맡아, 아카이빙을 단순한 결과물이 아닌 ‘해석의 과정’으로 풀어냈다.

아키비스트 허나윤 대표가 강의를 하고 있다
아키비스트 허나윤 페이퍼백 아카이브 대표가 강의를 하고 있다.

글쓰기 수업과 영상제작 수업 참여자들이 함께한 이번 강의는, 기록의 형식보다 ‘무엇을 어떻게 남길 것인가’라는 질문을 중심에 두었다. 허대표는 기록을 “내용·구조·맥락이 결합된 결과물”로 정의하면서, 아카이빙은 그중에서도 보존 가치가 있는 기록을 선별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기록자는 단순한 수집자가 아니라, 의미를 구성하는 ‘큐레이터’이자 ‘서사의 설계자’가 된다. 강연의 핵심은 바로 이 지점, 기록의 객관성이라는 통념을 넘어서는 데 있었다.

특히 허대표는 ‘일상 아카이빙’을 강조했다. 그는 “오늘의 나를 기록해 내일의 나에게 건네는 선물”이라는 표현으로, 기록의 출발점이 거창한 사건이 아니라 일상의 파편임을 짚었다. 영수증, 사진, 대화, SNS 게시물 등 사소한 흔적들이 오히려 시대를 가장 생생하게 증언하는 자료가 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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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허나윤 대표의 강의안 중에서 발췌함
이러한 개인 기록은 곧 ‘로컬 아카이빙’으로 확장된다. 허대표는 개인의 기록이 특정 장소와 결합될 때, 그것이 지역의 역사로 전환된다고 설명하며 “개인의 점들이 모여 지역이라는 선과 면을 만든다”고 말했다.

강의는 구술 인터뷰, 사진·드로잉 기록, 사운드 수집 등 다양한 방법론으로 이어졌다. 텍스트 중심의 기록을 넘어, 공간의 변화와 감각까지 포착하는 ‘입체적 아카이빙’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이다. 이는 글쓰기와 영상제작 참여자들이 함께 강의를 듣는 이유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강조된 것은 기록자의 태도였다. 허대표는 기록자를 “다정한 관찰자”로 규정하며, 사소함을 배제하지 않는 시선과 지속적인 관찰, 그리고 여성의 경험을 공적 기록으로 확장하는 감수성을 제시했다.

결국 이날 강의는 기술 교육이 아니라 인식의 전환에 가까웠다.
“지금 이 순간의 삶이 곧 기록이다”라는 메시지와 함께, 마포를 기록하는 첫 장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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