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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실험’과 마포의 현실…중대선거구제가 부른 지역정치 비용의 그림자

2026-04-18 10:45 | 입력 : 마포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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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례 확대·중대선거구 도입, 대표성 강화인가 ‘지역정당화’의 신호인가

2026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통과된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지방정치의 판을 흔들고 있다. 특히 광주광역시 일부 선거구에 처음 도입되는 광역 중대선거구제는 단순한 선거 방식 변경을 넘어, 정치 구조 자체의 변화를 예고하는 신호로 읽힌다.

이번 개정은 광역의회 비례대표 확대와 함께 특정 지역에서 다인 선거구를 시험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핵심이다. 명분은 ‘대표성 강화’지만,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지역 기반 정치세력의 성장 토대”라는 해석도 나온다. 기존 소선거구제에서는 단일 후보 경쟁이 일반적이었지만, 중대선거구제는 한 지역에서 2~4명의 당선자를 배출하면서 복수 정치세력의 공존을 가능하게 한다.

문제는 이 제도가 단순한 경쟁 확대를 넘어 ‘지역정당화’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적 조건을 함께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

사무소 허용, 다시 살아난 지역조직 정치

이번 개정에서 간과하기 어려운 또 하나의 변화는 ‘지역위원회 사무소 설치 허용’이다. 이는 2004년 폐지된 지구당 체제를 사실상 부분적으로 복원하는 조치로 평가된다.

정당이 지역에 상시적으로 조직을 두고 활동할 수 있게 되면서, 선거 중심의 일시적 정치가 아니라 상시 조직 운영 체계가 가능해졌다. 그러나 이 변화는 곧바로 현실적인 문제로 이어진다.

지역 사무소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임차료, 인건비, 운영비 등 고정 비용이 필수적으로 발생한다. 즉, 정치 활동이 제도적으로 확장되는 만큼 비용 부담 역시 구조적으로 증가하게 되는 셈이다.

마포에서 터진 ‘정치 비용’ 논란

이 같은 구조 변화는 이미 서울 마포 지역에서 현실 문제로 드러나고 있다.

최근 국민의힘 마포 갑·을 지역에서 불거진 현역 국회의원과 원외 당협위원장을 둘러싼 비용 갹출 문제는, 공천 탈락 이슈와 맞물리며 그동안 수면 아래에 있던 관행을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그러나 이를 단순한 일탈로만 치부하기는 어렵다. 지역 정치 조직의 운영 구조를 아는 이들 사이에서는 “누구도 먼저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을 뿐, 오래된 관행”이라는 인식도 적지 않다.

이 같은 문제는 특정 정당에 국한된 것도 아니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마포 갑·을 모두 현역 국회의원과 원외 지역위원장이 공존하는 구조인 만큼, 유사한 비용 부담 문제를 안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나아가 이는 마포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 대부분 지역 정치 조직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현실적 한계이기도 하다.

특히 지역 정치색이 강한 곳일수록 상황은 더 복잡하다. 특정 정당이 사실상 의석을 독식하는 구조에서는, 다른 정당이 지역 내에서 목소리를 유지하기 위해서조차 기본적인 사무실 운영비를 감당해야 하는 부담이 따른다. 정치 참여의 장벽이 ‘표’가 아니라 ‘비용’에서 형성되는 셈이다.

마포 역시 예외는 아니다. 국회의원이 원외인 경우, 구의원들이 공동으로 사무공간을 사용하는 이른바 ‘합동사무실’ 형태가 관행처럼 이어져 왔다. 이는 효율적인 운영이라는 측면도 있지만, 동시에 비용을 분산하기 위한 현실적 선택이기도 하다.

겉으로는 개별 사건처럼 보이지만, 이들 사례는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수렴된다.

“지역 정치 조직을 유지하는 비용은 과연 누가, 어떻게 부담해야 하는가.”

제도는 열렸지만, 재정은 닫혀 있다

현행 제도는 사무소 설치를 허용하면서도 운영 비용에 대한 공적 지원은 제한적이다. 이로 인해 현장에서는 의원 개인의 사적 부담 증가, 당내 인사 간 비용 분담 압박, 비공식적 자금 흐름 발생 가능성 등과 같은 현상이 나타난다.

결국 정치 활동의 제도적 확장과 재정 구조의 불일치가 회색지대를 만들어내는 구조다.

중대선거구제와 결합될 때의 효과

이 문제는 중대선거구제와 결합될 때 더욱 복잡해진다.

다인 선거구에서는 한 정당이 여러 명의 후보를 공천하게 되고, 후보 간 경쟁도 동시에 발생한다. 여기에 상시 조직 운영 비용까지 더해지면, 정치의 핵심 변수는 정책이나 인물이 아니라 조직력과 자금 동원 능력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결과적으로 이번 개정은 겉으로는 대표성 확대,  실제로는 조직 기반 정치 강화라는 이중 구조를 만들어낸다.

‘광주 실험’이 던지는 질문

광주에서 시작된 중대선거구 실험은 향후 전국 확대 여부를 가늠할 기준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마포 사례에서 확인되듯, 제도 변화가 곧바로 정치 개혁으로 이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다음과 같은 질문이 남는다.

▶지역 정치 비용은 공적 영역으로 관리돼야 하는가
▶ 정당 조직 운영의 투명성은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
▶제도 개편이 기득권 구조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작동하지는 않는가

이번 공직선거법 개정은 분명 지방정치의 변화를 예고한다. 그러나 그 변화의 방향이 ‘대표성 강화’로 귀결될지, 아니면 ‘조직과 자원의 경쟁 심화’로 이어질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광주의 실험과 마포의 현실 사이에서 드러난 것은 단 하나다.

제도는 바뀌었지만, 정치 비용의 구조는 여전히 정비되지 않았다.

그리고 그 간극이야말로, 이번 개정이 안고 있는 가장 큰 과제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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