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과 생존 사이…독립출판의 현실 진단
마포 지역 독립출판의 지속 가능성을 둘러싼 구조적 문제가 공론의 장에서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지난 4일 열린 ‘각양각책 특별포럼: 나만의 책, 그 너머의 생존’에서는 창작의 자유와 생계 유지 사이의 긴장, 그리고 이를 둘러싼 시장과 공공의 역할이 핵심 쟁점으로 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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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최진영 마포출판문화진흥센터 센터장, 송덕호 마포FM 이사장, 이상명 가가칠칠 대표, 김정연 넥스트컬처랩 대표이 그동안 축적된 노하우와 업계현실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
김정연 넥스트컬처랩 대표는 독립출판의 생존 주기를 언급하며 “대체로 2년을 넘기기 어렵고, 이후 경영 부담과 1인 체제의 한계, 번아웃으로 인해 두 번째 책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는 창작 활동이 지속되기 어려운 구조적 취약성을 드러낸다.
“책만으로는 어렵다”…수익구조 다변화 필요
이상명 가가칠칠 대표는 보다 현실적인 해법을 제시했다. 그는 “독립출판을 단순히 책 판매로 한정할 필요는 없다”며 “월 300만 원 수준의 수익을 만들 수 있는 포트폴리오 구축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연, 콘텐츠 제작, 굿즈 등 다양한 수익원을 결합하지 않으면 지속 가능한 창작이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발언은 독립출판을 ‘문화 활동’이 아닌 ‘자립 가능한 경제 활동’으로 재정의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으로 이어졌다.
지역 매체와 플랫폼의 연결 시도
송덕호 마포FM 이사장은 지역공동체라디오의 한계를 언급하며, 매체와 창작 현장을 연결하기 위한 시도로 ‘각양각책’을 3년째 이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독립출판을 개별 창작자의 문제가 아닌, 지역 기반 네트워크로 확장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정의부터 모호”…공공 역할 강화 필요
최진영 마포출판문화진흥센터장은 독립출판의 개념 자체가 아직 명확히 정립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며, 공공 영역의 개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마포중앙도서관이 독립출판 전용 섹션을 마련하고, 동네책방에는 저자와의 만남 등 북토크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도록 예산을 배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를 통해 도서관의 공공적 기능, 동네책방의 생존, 독립출판 생태계가 상호 보완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출판문화 도시’ 마포…예산 축소에 흔들리는 기반
마포구는 소규모 출판사와 디자인 회사, 인쇄소가 밀집한 출판문화 거점으로 평가받아 왔다. 그러나 최근 책 관련 행사와 지원 예산이 감소하면서, 지역 출판 생태계 전반이 위축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존에 이어지던 행사들이 축소되거나 사라지며 창작자와 독자를 연결하는 접점 역시 줄어드는 추세다.
시장 vs 공공…균형점 찾기 과제
이번 포럼의 핵심 질문은 “독립출판을 시장 논리로만 볼 것인가”로 수렴됐다. 수익성 중심 접근은 창작의 다양성과 실험성을 제한할 수 있고, 반대로 공공 지원 없이 자생만을 요구하는 것 역시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결국 독립출판 생태계의 지속 가능성은 시장과 공공의 균형, 그리고 지역 단위 인프라와 정책 설계에 달려 있다는 데 참석자들의 공감대가 형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