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한강 물의 온도를 활용한 ‘수열에너지’를 도심 건물 냉난방 열원으로 도입한다. 화석연료 기반 냉난방 시스템을 대체해 에너지 사용을 줄이고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도시형 재생열에너지 모델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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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수관로 한강 원수 수열에너지 활용 계통도 - 출처 - 서울시 홈페이지 |
서울시는 4일 미래에셋자산운용과 협약을 체결하고 성수동 옛 이마트 부지에 조성되는 ‘성수동 K-PROJECT 복합개발’ 사업에 한강 원수를 활용한 수열에너지를 공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수열에너지는 물에 저장된 열에너지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여름에는 대기보다 낮은 수온을 이용해 냉방을 하고 겨울에는 상대적으로 따뜻한 수온을 이용해 난방을 하는 기술이다. 서울시는 상수도 취수장에서 정수센터로 보내는 도수관로의 원수를 활용해 건물 냉난방 열원을 공급할 계획이다.
이번 사업에는 3,000RT 규모의 수열 시스템이 적용된다. 이는 약 8만7천㎡(2만6천400평) 규모 건물의 냉난방이 가능한 용량이다. 수열 관로와 설비 공사는 올해 7월부터 시작해 2027년 11월까지 진행되며, 시운전을 거쳐 2028년 2월 이후 본격적인 에너지 공급이 이뤄질 예정이다.
서울시는 수열에너지 도입을 통해 기존 냉각탑 기반 냉난방 방식보다 약 31%의 에너지 절감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연간 약 598TOE(석유환산톤)의 에너지를 절약하고, 온실가스 배출량도 약 1,260톤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소나무 약 9천 그루를 심는 것과 같은 효과다.
서울시는 현재 풍납·자양·강북 등 3개 취수장의 도수관로를 활용해 수열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고 있다. 시에 따르면 이들 인프라를 활용할 경우 총 4만2,700RT 규모의 수열에너지 공급이 가능하며, 이는 약 125만㎡ 규모 건물의 냉난방에 활용할 수 있는 열량이다.
이번 사업은 서울의 도시 에너지 구조 변화와도 맞물려 있다. 서울은 자체 발전시설이 많지 않아 전력 대부분을 외부 발전소에 의존하고 있으며, 건물 난방 역시 도시가스 보일러나 열병합발전 기반 지역난방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도시 에너지 정책에서는 전력 생산 확대보다 냉난방 등 ‘열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방식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하천수나 하수열, 지열 등 도심에서 활용 가능한 ‘미활용 열에너지’를 이용한 냉난방 시스템은 화석연료 사용을 줄일 수 있는 대안으로 평가된다. 유럽과 일본 등에서는 강이나 호수의 수온을 활용한 냉난방 시스템이 대형 건물과 공공시설을 중심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서울시는 성수동 K-PROJECT 외에도 잠실 스포츠·MICE 복합공간 조성 사업 등 대형 개발사업을 중심으로 수열에너지 적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시는 올해 추가 공급 대상지를 공모해 도심 재생열에너지 보급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수열에너지는 기존 도시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는 효율적인 재생열에너지 모델”이라며 “상수도 인프라를 활용한 수열에너지 보급을 확대해 건물 에너지 사용을 줄이고 기후위기 대응에도 기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