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극우 유튜버, 어떻게 국민의힘을 흔드나
    • TK 연설회 ‘배신자’ 소동, 전한길 경고 처분으로 본 당내 영향력
    • 국민의힘 전당대회 대구·경북(TK) 합동연설회가 한 유튜버의 등장으로 아수라장이 된 지 엿새 만에, 당 중앙윤리위원회는 소동 당사자인 전한길 씨에게 ‘경고’ 처분을 내렸다. 제명·당원권 정지 등 중징계 대신 가장 낮은 수위의 징계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행사 방해를 넘어, 극우 성향 유튜버들이 어떻게 당내 의제를 주도하고 지도부의 결정까지 흔드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TK 연설회 ‘배신자’ 난동
      8월 8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합동연설회 현장. 일부 책임당원들이 특정 후보를 겨냥해 “배신자”를 연호했고, 기자석에 앉아있던 전 씨가 당원석으로 이동해 구호에 가세했다. 당무감사위는 이를 행사 진행 방해로 보고 출입 제한 조치를 취했고, 윤리위는 14일 경고 처분을 확정했다.
      윤리위는 “전 씨가 선창한 것이 아니라, 이미 외치고 있던 구호에 우발적으로 참여했다는 소명을 수용했다”며 약징계 배경을 설명했다.

      전한길, 강의실에서 정치 현장으로
      전한길은 한국사 ‘일타 강사’ 출신으로, 최근 몇 년간 보수 성향 유튜브 채널 운영에 주력해왔다. 정치적 주제의 강한 발언, 실시간 스트리밍, 특정 후보 지지 표명으로 온라인 지지층을 결집시켰다.
      특히 ‘탄핵 찬반’ 문제와 ‘배신자’ 프레임을 반복적으로 강조해 보수 진영 내 강경파 결속을 이끌었고, 당내 중도·온건파에 대한 압박 수단으로 작동했다.

      극우 유튜버의 당 흔들기 메커니즘
       ▶현장 개입 – 연설회·토론회에 조직적으로 동원돼 분위기를 주도하거나 행사 진행을 방해.
       ▶의제 선점 – ‘탄핵 반대’ ‘배신자 낙인’ 등 감정적 이슈로 정치 담론을 선명성 경쟁으로 몰아감.
       ▶온라인-오프라인 연계 – 유튜브 채널에서 현장 영상을 즉시 송출해 구독자 참여와 후원을 유도.
       ▶압박 정치 – 지도부와 후보들이 강경층 눈치를 보게 만드는 분위기 형성.

      당의 대응과 한계
      윤리위는 이번 건을 “정치적으로 풀 문제”라며 경고에 그쳤다. 그러나 약징계는 재발 억지력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오는 9월 4일에는 대선 ‘후보 교체’ 파동과 관련한 권영세·이양수 의원 징계 논의가 예정돼 있다. 이번 전한길 징계가 향후 유사 사안의 기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형평성과 원칙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전당대회까지 당은 행사 질서 유지와 온라인 영향력자 관리라는 이중 과제를 안게 됐다.
      전한길 사례는 극우 유튜버가 단기간에 의제를 점령하고 당내 균형을 무너뜨릴 수 있음을 보여준다. 대응을 미루면, 차기 공천·정책 결정 과정에서도 이들의 영향력이 더욱 공고해질 수 있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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