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중한 철문이 열리자 거대한 쓰레기 더미와 맞닥뜨렸다. 지난 9일 제로 웨이스트 전문가 과정에 참여한 주민들이 상암동 마포자원회수시설을 찾았다. 강의실에서 듣던 ‘쓰레기 처리’라는 단어가 한순간에 살아 움직이는 현장으로 다가왔다.
 |
쓰레기 수거 차량이 쓰레기를 쏟기 위해 육중한 철문이 열리는 현장을 참석자들이 보고 있다. |
다목적실에서 시작된 견학은 자원회수시설의 설립 취지와 운영 현황을 들은 뒤, 곧장 소각장 내부로 이어졌다. 천장 위를 오가는 크레인이 쓰레기 봉투를 움켜쥐어 바닥에 내던지고, 다시 집어 올려 소각로로 집어넣는 장면은 압도적이었다. 참여자들 사이에서 “이렇게 많은 쓰레기가 매일 쏟아진다고요?” 하는 탄식이 흘러나왔다.
 |
크레인으로 쓰레기 봉투를 들어올렸다가 떨어뜨리면서 봉지를 터뜨리고 있다. |
이날의 백미는 파봉(破封) 체험이었다. 세 조로 나뉜 주민들은 직접 쓰레기 봉투를 뜯어 분리배출 상태를 확인했다. 그러나 비닐에 묻은 음식물, 플라스틱과 뒤섞인 종이류, 여전히 재활용이 가능한 자원이 무심코 버려진 흔적이 눈에 띄었다. 주민 김 모 씨(45)는 “우리 집만 신경 쓴다고 해결되지 않는 문제라는 걸 절실히 느꼈다”고 말했다.
 |
파봉한 쓰레기들을 직접 분리해보고 더 재활용할 수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 |
현장은 놀라움과 충격, 그리고 작은 다짐이 교차하는 자리였다. 쓰레기 문제의 심각성을 몸소 확인한 주민들은 ‘분리배출, 더 철저히 해야겠다’는 공감대를 나누며 견학을 마쳤다.
[관련기사]
소각장 늘릴 것인가, 쓰레기를 줄일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