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9기를 시작한 유동균 마포구청장이 직원들의 자유로운 의견 개진을 위해 익명 자유게시판을 부활시켰다. 선거운동 당시 자신의 휴대전화 번호를 현수막에 공개하며 주민들의 민원을 직접 받겠다고 약속했던 데 이어, 이번에는 공무원들이 눈치 보지 않고 의견을 낼 수 있는 내부 소통 창구를 되살리며 '소통 행정'에 나선 것이다.
마포구는 3일 새올행정시스템 내 실명으로 운영해 오던 '직원게시판'을 7월 1일부터 익명의 '자유게시판'으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유동균 구청장이 당선인 시절부터 강조해 온 소통과 협업의 조직문화를 실현하기 위한 것으로, 민선 9기 두 번째 결재 사항으로 추진됐다.
기존 자유게시판은 2023년 5월까지 익명으로 운영되며 직원들의 자유로운 의견 교환 창구 역할을 했다. 그러나 2023년 6월 닉네임 방식으로 변경된 데 이어 같은 해 10월 실명제 직원게시판으로 전환되면서 직원들이 의견을 제시하는 데 부담을 느끼고 이용이 위축됐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실제 그동안 직원들의 불만이나 조직 운영상의 문제는 공식적인 내부 소통창구보다 구청 사정을 잘 아는 인사를 통해 지역사회 이슈로 알려지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실명제로 인해 내부에서 자유롭게 의견을 제시하기 어려워지면서 조직 안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가 외부를 통해 공론화되는 구조가 형성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마포구는 익명 자유게시판을 통해 직원들이 조직 운영과 업무 개선에 대한 의견을 부담 없이 제시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공유하는 건강한 조직문화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조치는 최근 3년 연속 국민권익위원회 종합청렴도 평가에서 마포구가 하위권에 머문 점과도 무관하지 않다. 구는 자유로운 내부 소통과 상호 존중의 조직문화를 청렴도 향상의 출발점으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유동균 구청장은 "건강한 조직은 좋은 의견뿐 아니라 쓴소리까지도 자유롭게 나누고 경청할 수 있을 때 만들어진다"며 "직원이 행복해야 구민이 행복하다는 믿음 아래 자유로운 소통과 상호 존중이 자리 잡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익명게시판 부활은 유 구청장이 선거 과정에서 보여준 소통 행보의 연장선으로도 해석된다. 당시 그는 자신의 휴대전화 번호를 공개하며 주민 민원을 직접 받겠다고 약속했고, 취임 이후에는 직원들의 목소리 역시 익명으로 보장하는 방향으로 소통의 폭을 넓혔다.
다만 익명게시판의 부활만으로 조직문화가 바뀌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직원들의 의견이 실제 정책과 행정 개선으로 이어지고, 불이익에 대한 우려 없이 자유롭게 토론할 수 있는 분위기가 정착될 때 비로소 제도의 취지가 실현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조치는 단순히 게시판 운영 방식을 바꾸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동안 외부를 통해 알려지던 직원들의 목소리를 조직 내부에서 먼저 듣고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변화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앞으로 익명게시판이 실질적인 소통 창구로 자리 잡을지, 그리고 직원들의 의견이 행정에 얼마나 반영될지가 민선 9기 조직문화 혁신의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