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비효과] “누가 대통령이었나”… 특검이 드러낸 불편한 진실
    • 특검이 세 갈래로 나뉘어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내란 특검과 김건희 특검은 점점 같은 궤도 위로 수렴하고 있다. 결국 이 모든 사건이 우리에게 던지는 물음은 단순하다. 
      “그 시기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누구였는가.”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런 질문은 정치적 수사(修辭)로 치부되곤 했다. 하지만 수사 과정에서 드러나는 사실들을 보면, 문제의 핵심은 ‘누가 더 큰 죄를 저질렀는가’가 아니라 ‘누구를 지키기 위해 권력이 동원됐는가’라는 점에 있다.

      검찰공화국, 그리고 집사
      윤석열 정권을 우리는 ‘검찰공화국’이라 불렀다. 검찰은 정권의 뼈대였고, 동시에 김건희씨의 부패와 사치를 감싸는 집사 역할을 했다. 구속된 김예성씨가 스스로 “나는 집사가 아니다”라고 항변했던 이유는 단순했다. 진짜 집사는 따로 있었던 것이다.

      매관매직의 상징, 서희건설 목걸이
      검사와 뇌물, 명품 선물과 매관매직…. 이 모든 키워드를 압축해 보여주는 사건이 서희건설 목걸이 상납 사건이다. 수천만 원대의 장신구가 오갔고, 청탁은 곧장 인사로 이어졌다. 총리실을 비롯해 권력의 핵심부가 검사 출신들로 채워진 과정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었다.

      명품은 ‘입장료’였다
      김건희씨의 권력 행사는 인사권에만 그치지 않았다. 명품 시계를 바친 이에게는 대통령실 홍보 자리가 주어졌고, 로봇개 계약까지 이어졌다. 통일교는 억대의 목걸이와 가방을 건네며 ODA 사업과 방송사 인수를 청탁했다. 명품은 곧 ‘입장료’였고, 그 대가로 각종 이권 사업이 뒤따랐다.

      검찰의 무혐의, 특검의 구속
      검찰은 4년 동안 도이치모터스 사건을 질질 끌며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특검은 출범 41일 만에 김건희씨를 구속했다. “차명으로 3억을 넣었다”는 통화 녹취 등 검찰이 외면했던 핵심 증거는 명백히 존재했다. 이 과정에서 검찰이 무엇을 지키고자 했는지는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다.

      희생양까지 낳은 비호
      김건희씨 관련 사건을 덮으려다 권익위 간부가 압박 끝에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은 충격적이다. 그럼에도 당시 권익위 부위원장은 고인의 죽음을 정치적으로 호도했다. 권력을 지키기 위해 누군가의 생명까지 희생된 것이다.

      검찰, 스스로 몰락을 증명하다
      검찰 조직 전체가 김건희씨의 방패막이가 됐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자신이 몸담았던 조직을 몰락의 길로 끌고 갔고, 그 정점에 검찰총장이 있었다. 검찰이라는 국가기관은 어느새 특정인의 사치와 부패를 위해 상납된 존재가 되어 있었다.

      내란과 부패, 같은 뿌리에서 만나다
      윤석열·김건희 부부의 부패와 사치는 결국 정권의 몰락을 촉발했다. 12·3 내란 또한 권력과 특권을 영속적으로 누리려는 욕망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특검의 칼끝이 내란과 김건희 수사에서 만나게 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귀결이다.

      다시 묻는다

      이제 우리는 다시 근본적인 질문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그 시기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누구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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