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균 마포구청장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소각장 현대화를 둘러싼 주민들의 우려에 대해 "주민들의 불신은 서울시가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충분한 정보 제공과 주민 협의가 부족했던 데서 비롯됐다"는 취지로 말했다.
상암동 주민들의 불안이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점에는 공감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그 말을 들으며 또 하나의 질문이 떠오른다.
그렇다면 그동안 자원회수시설과 관련한 주요 결정들은 주민과 마포구의 충분한 참여와 설명 속에서 이루어졌는가.
2019년 3월 은평구·서대문구·마포구는 「은평광역자원순환센터 건립사업 협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협약은 그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2025년 6월 은평구는 자원순환센터 건물에 대해 단독으로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쳤고, 이에 대해 2026년 1월 마포구는 협약에 따라 약 188억 원을 부담한 만큼 시설에 대한 지분권이 인정되어야 한다며 은평구와 서대문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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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포을 지역에 게시된 '188억' 관련 현수막. 2019년 협약과 이후 소송이 이어지면서 주민들은 188억 원의 지급 경위와 권리관계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고 있다. |
협약 체결 이후 수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소유권과 권리관계를 둘러싼 법적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당시 협약이 충분한 검토와 설명 속에서 추진되었는지에 대한 의문을 남긴다.
이러한 경험은 2025년에도 반복됐다.
서울시는 지난해 5월 마포자원회수시설 사용기간 연장을 위해 마포구를 제외한 공동이용 자치구(종로구, 중구, 용산구, 서대문구)들과 협약을 체결했다.
시설은 마포구에 있지만, 시설 운영과 관련된 중요한 협약에서 마포구는 협약 당사자가 아니었다.
이 과정에서 마포구는 강하게 반발했고, 주민들 역시 "왜 시설이 위치한 자치구가 협의의 중심에서 배제되는가"라는 의문을 제기했다.
이러한 경험이 쌓인 상황에서 유동균 구청장은 분명하게 말했다.
"단 1톤의 쓰레기 추가 반입도 허용하지 않겠다."
그러나 주민들이 쉽게 안심하지 못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문제는 구청장의 진정성을 의심해서가 아니다.
주민들은 이미 여러 차례 중요한 결정이 마포구의 의사와 무관하게 진행되는 과정을 지켜봤다.
그래서 이제는 선언보다 구조를 묻는다.
"허용하지 않겠다"는 말보다 어떤 법적 권한으로 이를 막을 수 있는가를 묻는다.
"걱정하지 말라"는 말보다 서울시가 다시 다른 자치구와 협약을 체결할 경우 마포구는 어떤 권한으로 대응할 수 있는가를 묻는다.
"믿어 달라"는 말보다 행정이 주민과 어떤 절차를 통해 정보를 공유하고 함께 대응할 것인가를 묻는다.
이것은 행정을 불신하기 위해 던지는 질문이 아니다.
오히려 같은 경험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기 때문에 던지는 질문이다.
행정은 주민에게 신뢰를 요구할 수 있다.
그러나 신뢰는 선언만으로 얻어지지 않는다.
권한이 무엇인지, 절차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문제가 발생하면 어떤 방식으로 대응할 것인지가 분명하게 설명될 때 약속은 비로소 신뢰를 얻는다.
상암동 주민들이 다시 펼쳐보는 것은 오래된 협약서 한 장이 아니다.
과거의 협약과 현재의 약속이 서로 모순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설명이다.
그리고 지금 주민들이 기다리는 것도 또 하나의 구호가 아니다.
시간이 지나도 흔들리지 않을 제도와 절차, 그리고 그 위에 세워진 행정의 신뢰다.
■ 참고
2019년 3월 은평구, 서대문구, 마포구 사이에 「은평광역자원순환센터 건립사업 협약서」가 체결되었다.
2025년 6월 은평구가 은평광역자원순환센터 건물에 대해 단독으로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쳤고, 이에 대해 마포구는 협약에 따라 약 188억 원을 부담한 만큼 시설에 대한 지분권이 인정되어야 한다며 2026년 1월 은평구와 서대문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