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풍력산업이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9월 3일 제주시 오라동에 전국 풍력발전기를 실시간 관리·감독할 수 있는 ‘두산윈드파워센터’가 문을 열었다. 이번 개소는 지난해 7월 제주특별자치도와 두산에너빌리티가 체결한 ‘2035 제주 탄소중립 비전 실현을 위한 상생협력 협약’의 결실로, 민관 협력을 통한 재생에너지 전환의 거점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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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윈드파워센터 개소식 - 출처 -제주도청 홈페이지 |
센터는 지상 2층, 연면적 496㎡ 규모로 건립됐으며, 국내 풍력발전기 제조사 최초의 통합 컨트롤타워 기능을 수행한다. 운영 데이터 분석을 통해 발전기 문제를 조기에 발견하고 고장을 최소화해, 가동률 향상과 안정적인 재생에너지 공급을 지원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05년 풍력사업 진출 이후 현재까지 347.5MW 규모의 풍력발전기를 국내에 공급해왔으며, 제주 탐라(30MW)·한림(100MW) 해상풍력단지 조성에도 참여해왔다.
특히 이번 센터는 지역 상생 모델로 주목받는다. 최근 3년간 신규 채용된 직원 30명 중 25명(83%)이 제주 출신으로, 지역 인재 고용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또한 제주도·제주대학교와 협력해 청년들을 위한 기술교류회와 현장 탐방 기회를 제공, 미래 에너지 전문 인력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개소식에 참석한 오영훈 제주지사는 “제주는 2035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을 70%까지 높이고, 연간 6만 톤의 그린수소 생산을 추진 중”이라며 “두산윈드파워센터는 이를 뒷받침할 핵심 거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역 인재 채용과 주민 참여형 공공주도 풍력사업을 통해 에너지 민주주의를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연인 두산에너빌리티 대표이사 역시 “AI와 빅데이터 기반 사전 진단과 예측 정비로 풍력발전 운영 효율을 극대화할 것”이라며 “청정 제주를 기반으로 인력 양성과 고용 창출,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두산에너빌리티의 풍력발전기는 제주뿐 아니라 강원, 전남 해안권, 내륙 산악지대 등 전국 각지에 보급돼 있다. 하지만 그동안 발전소별로 분산 운영되던 관제 체계는 유지·관리 효율성이 떨어지고, 사고 대응 속도에도 한계가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전국 풍력발전기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통합 관제할 수 있는 거점이 제주에 설치된 것은 단순한 기술적 성과를 넘어 전략적 의미가 크다.
첫째, 제주가 국내 재생에너지 전환의 전초기지임을 다시 확인시켰다. 이미 전력 소비량 대비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가장 높은 제주에서 전국 풍력 관리 허브를 구축함으로써 ‘에너지 혁신 수도’로서의 위상이 강화됐다.
둘째, 풍력산업의 표준화·고도화를 앞당길 수 있다. 데이터가 한곳으로 집중되면 AI 기반 예측 정비, 성능 개선, 최적 운영 전략 수립이 가능해져 전국 풍력단지의 경쟁력을 높인다.
셋째, 지역경제와 에너지 민주주의 확대에 기여한다. 제주가 거점 역할을 맡으면서 지역 인재 고용, 주민 참여 사업, 청년 교육 프로그램 등이 함께 활성화돼 에너지 산업과 지역사회가 공존하는 모델을 제시한다.
이날 개소식에는 도의회, 제주대학교, 발전사 경영진뿐 아니라 풍력단지 인근 마을 주민 150여 명이 함께해 지역과 기업이 함께하는 에너지 전환의 미래를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