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캄보디아 구출작전, 우리 사회를 구출하라
    •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대학생이 숨진 사건은 단순한 해외 범죄 피해가 아니다. 
      ‘캄보디아 구출작전’은 지금의 한국 사회를 비추는 거울이다. 
      우리는 그들을 피해자로만 볼 것인가, 아니면 우리 사회가 만든 희생자로 봐야 하는가.

      사건의 배경에는 중국 자본의 그림자가 짙다. 
      캄보디아 범죄조직 ‘프린스 그룹’은 중국계 자본을 기반으로 성장했고, 동남아 전역에 뻗은 신흥 범죄 생태계 속에서 한국 청년들이 고수익 취업 광고에 속아 끌어 들었다. 
      텔레그램에는 ‘고수익’, ‘출국 지원’ 등의 단어가 넘쳐 나며, 지금도 90여 개의 불법 구인방이 활개를 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들을 단순한 ‘가해자이자 피해자’로 구분하는 것은 본질을 가린다. 
      청년들은 구직 실패, 빚 독촉, 전세 사기 등 벼랑 끝의 현실 속에서 ‘해외라도 나가보자’는 절박함으로 떠났다. 결국 그들을 잡아먹은 것은 총탄이 아니라 절망의 구조였다.

      한편, 사건 당시 주캄보디아 대사는 석 달째 공석이었다. 외교부는 “임시 대리”를 급파했지만, 공관의 부재는 현지 구조와 지원의 지연으로 이어졌다. 현재 공관장 공석은 42곳. 정권의 논공행상이 국민 생명을 지켜야 할 외교를 멈춰 세운 셈이다.

      우리는 동남아를 휴양지나 값싼 노동력의 공급지로만 여겨왔다. 
      그러나 지금 그곳은 절망한 한국 청년들을 포섭하는 착취의 현장이 되었다. 
      ‘캄보디아 구출작전’은 정부의 이름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스스로에게 내려야 할 명령이다. 
      절망을 수출하고 외교를 비워둔 사회를 구출하지 않는다면, 제2, 제3의 비극은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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